기사최종편집일 2024-11-15 11:55
스포츠

[문상열의 인사이드MLB] 류현진 첫 선발등판…박찬호 때와는 다르다

기사입력 2013.03.01 17:06 / 기사수정 2013.03.01 22:04

김덕중 기자


[엑스포츠뉴스=로스앤젤레스(미국), 문상열 칼럼니스트] 요즘 국내에서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열기가 한창이지만 미국은 NCAA 대학농구와 프로 농구 NBA의 계절이다. 메이저리그의 시범경기가 열리고 있으나 스포츠 뉴스의 한복판에서는 비켜나 있다. 미국은 자국내의 프로 컨텐츠가 워낙 뛰어나 외국에서 벌어지는 국제경기에 대해서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다. WBC 대회에도 큰 관심이 없다. 전세계가 열광하는 월드컵 축구도 그렇고, 올림픽도 개막전이나 슈퍼스타에 환호할 뿐 국내처럼 쏠림 현상은 없다. 월드컵과 올림픽 때문에 국내 스포츠가 일시 중단되는 경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WBC 대회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국내에 LA 다저스 류현진과 관련된 뉴스가 쏟아질 전망이다. 현재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해외파는 신시내티 레즈 추신수와 류현진 두 명이다. 추신수가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확실한 뿌리를 내리고 있으나 임팩트는 류현진에 비해서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선발투수가 타자보다는 임팩트가 크다. 류현진은 지난 7년 동안 국내 프로야구에서 에이스로 군림했다가 전성기에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첫번째 선수이기 때문에 더 관심을 모으고 있다.

류현진의 성공여부는 당장 기아 타이거스 윤석민을 비롯해 프리에이전트가 된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국내 선수들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구단들 역시 류현진의 사실상의 이적료 25,737,737달러를 받은데 고무돼 스타급 플레이어를 FA로 빼앗기기 전에 포스팅시스템으로 미국 진출의 길을 열어 줄 수도 있다.

스카우트도 흐름을 탄다. 일종의 트렌드다. 지난 1994년 박찬호가 LA 다저스로 건너가 성공을 거두면서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국내 아마추어들을 대거 스카우트했다. 거기에 앞장선 구단이 명문 보스턴 레드삭스였다. 하지만 보스턴에 진출한 조진호, 김선우, 송승준등이 크게 빛을 보지 못하면서 이후 스카우트는 뚝 끊겼다. 최근에도 간간이 고등학교 출신들이 미국을 건너오지만 성공보다는 실패할 확률이 훨씬 크다. 고생만 실컷한다.

일본 프로야구 출신들도 메이저리그 팀들에게 크게 선호됐던 적이 있다. 거의 입도선매식으로 일본 프로 출신들을 영입했다. 노모 히데오(LA 다저스), 이치로 스즈키(시애틀 매리너스),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등의 성공이 결정적이었다. 2007년 겨울 후쿠도메 고스케(시카고 컵스), 구로다 히로키(LA 다저스)등이 FA 장기계약을 맺고 거액을 받을 때가 절정기였다. 하지만 타격왕 출신 후쿠도메의 실패로 이후 일본 프로 출신들에 대한 입도선매 스카우트는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포스팅시스템으로 미네소타 트윈스 유니폼을 입은 니시오카 츠요시도 메이저리그의 높은 장벽만을 실감하고 일본으로 유턴했다. 투수는 메이저리그에서 어느 정도 성공이 가능하지만 야수의 벽은 여전히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장면들이다.

1996년 박찬호, 1999년 김병현이 빅리그에 진출할 때와 현 류현진은 상황이 사뭇 다르다. 박찬호 때는 최초의 메이저리거이면서도 당시 전문가들은 ‘과연 한국인이 덩치크고 파워넘치는 미국 타자들을 상대로 이겨낼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갖고 있었다. 박찬호보다 구속이 다소 떨어져 보였던 김병현 때는 “언더핸드스로가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수 있을까’라는 반응이 대체적이었다. 하지만 박찬호와 김병현은 전문가들의 부정적인 평가를 이겨내고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한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류현진에게는 이런 의구심이라든지 부정적인 견해는 거의 없다고 해도 된다. 이미 다저스가 이적료로 2500만달러의 거금을 한화 이글스에게 안겨줬기 때문에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수 있을까라는 논쟁은 불필요한 셈이다. 다만, 첫해 본인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두자릿수 승수와 2점대 방어율 달성 여부는 확실하게 장담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계약기간이 6년이 보장된 터라 류현진이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걱정되는 부문은 국내에서 워낙 많은 투구이닝과 투구수를 소화한 점이다.

메이저리그에서 투수들의 투구이닝과 투구수 제한을 바이블처럼 여기고 있는 이유는 “투수의 어깨는 분필과 같아 쓰면 쓸수록 단다”는 소모론을 철석처럼 믿고 있다. 요즘 국내에서도 이닝과 투구수를 철저히 체크하지만 메이저리그에 비하면 여전히 많은 편이다. 국내 에이스급들의 전성기가 메이저리그에 비해서 짧은 점과 나이들어 구속이 현저히 떨어지는 이유도 결코 이와 무관치않다. 류현진은 한화 이글스에서 7년 동안 1269이닝을 던졌다. 시즌 평균 181이닝을 던진 셈이다. 2011년 부상으로 126이닝 투구를 빼면 6년 평균 191.2이닝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선발로 이 정도 이닝을 던져주면 연봉 1000만달러 이상의 제3선발급은 무난히 보장받는다.

지난 시즌 다저스에서 190이닝 이상을 투구한 선발은 에이스클레이트 커쇼(227.2이닝)와 좌완 크리스 카푸아노(198.1이닝)뿐이다. 류현진이 공언한 두자릿수 승수를 달성하려면 185이닝 정도를 던져야 한다. 185이닝을 던질 경우 50만달러의 인센티브를 받게 된다. 물론 부상이 없어야 한다는 전제다. 선발투수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30~33경기를 등판하면 성공한 시즌이라 할 수 있다.



문상열 칼럼니스트 sports@xportsnews.com

[사진=류현진 ⓒ Gettyimages/멀티비츠 ]


김덕중 기자 djkim@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