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한국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의 지난 1, 2회 대회 선전에는 '안방마님'으로 불리는 포수들의 공이 컸다. 다음달 2일 시작되는 제3회 WBC의 주전 안방마님 자리를 놓고 '백전노장' 진갑용(삼성)과 어느새 대표팀 '단골손님'으로 자리매김한 강민호(롯데)가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한다. 두 선수 모두 1회(진갑용), 2회(강민호) 대회에 나섰고, 이번에는 함께 나선다. 두 선수는 각기 다른 역할을 부여받을 가능성이 크다.
2006년 제1회 대회에서 한국은 일본과의 2차례 대결을 모두 승리로 이끄는 등 승승장구하며 4강에 올랐다. 비록 4강에서 일본에 덜미를 잡혔지만 한국 야구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기에 손색이 없었다. 당시 포수로 나선 조인성(SK)과 진갑용(삼성)은 각각 5경기에 나섰고, 홍성흔은 3경기에 출전했다.
당시 조인성은 타격 성적은 9타수 2안타(.222)로 좋지 않았다. 하지만 '코리안 특급' 박찬호(4경기 10이닝 무실점)의 전담 포수로 활약하며 수비에서 제 몫을 완벽하게 해냈다. 진갑용도 팀의 주전 포수로 5경기에 나서 투수들을 이끌었다. 홍성흔은 4타수 2안타(.500)로 공격에서 힘을 보탰다. 당시 팀 평균자책점은 2.00(7경기 63이닝 14자책)으로 전체 1위였다.
2009년에는 제2회 대회에는 박경완과 강민호가 나섰다. 두 선수 모두 WBC 첫 출전이었다. 박경완은 9경기에서 모두 마스크를 쓰고 투수들을 이끌었다. 타율은 8푼 9리(23타수 2안타)로 1할도 채 되지 않았지만 편안한 리드로 투수들을 이끌었다. 강민호도 5경기에 나서 노장 박경완의 체력 부담을 덜어줬다. 당시 대표팀은 9경기에서 팀 평균자책점 3.00(78이닝 26자책)의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지난 2차례 대회에 나선 선수 중 진갑용과 강민호가 이번 3회 대회에 나선다. 진갑용은 대표팀 주장까지 맡았다. 제1회 대회 당시 한국 나이로 33세였던 진갑용은 어느새 마흔이 됐다.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다. 그의 역할은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 진갑용의 '형님 리더십'이 선수단에 불어넣을 시너지 효과가 주목된다.
진갑용과 박경완이 1, 2회 대회를 책임졌다면 제4회 WBC가 열리는 2017년에는 강민호가 그 역할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에 강민호에게 이번 대회는 무척 중요하다. 지금까지 '형님'들의 체력 부담을 덜어주고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했다면 앞으로는 그가 주축 포수가 돼야 한다. 따라서 이번 대회에서 얻는 학습효과를 무시할 수 없을 전망이다.
진갑용과 강민호 모두 한 차례씩 WBC를 경험했다는 점은 분명 플러스 요인이다. 게다가 대표팀 포수 2명이 모두 'WBC 유경험자'로 구성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투구수 제한을 두는 등 그리 평범하지만은 않은 대회 규정을 잘 알고 있는 두 선수의 존재는 분명 대표팀에 플러스 효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사진=진갑용, 강민호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