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선댄스 영화제에서 월드시네마 극영화 경쟁부문에 진출한 오멸 감독의 '지슬'이 심사위원 전원 만장일치로 최고작품상인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다.
1948년 겨울, '해안선 5km 밖 모든 사람들을 폭도로 간주한다'는 미군정 소개령으로 인해 3만이라는 숫자의 주민들이 영문도 모른 채 사라져야 했던 제주 4.3을 영화화한 '지슬'이 한국영화 역사상 최초로 26일(현지시간) 저녁 미국 유타주 파크시티에서 열린 제29회 선댄스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거머쥐는 영예를 안았다.
심사위원으로는 '인형의 집에 놀러오세요' 등 선댄스를 달궜던 인디 영화를 수 십 년간 제작해온 전설적인 프로듀서 조안나 빈센트와 '카라멜',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등 칸 영화제를 비롯하여 세계 영화제의 초청을 받았던 감독 겸 배우인 나딘 라바키, 작년 칸 영화제의 화제작인 '와쉬푸르의 갱들'을 연출한 아누락 카쉬아프가 참여했다.
심사위원 대상에 '지슬'을 발표하기에 앞서 시상대에 선 아누락 카쉬아프는 벅찬 표정으로 "올해의 선댄스 월드 시네마 심사위원 대상은 매우 특별한 작품에게 돌아갔다. 이 작품은 우리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선정되었고, 결정을 내리는 데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영화의 시적인 이미지는 서사의 깊이와 함께 정서적인 충격을 안겨주며 우리를 강렬하게 매혹시켰고, 감독은 특정 인물들의 역사적 일화를 다루는 것으로부터 초월하여 불멸의 세계를 담아내는 성취를 이루었다"며 '지슬'이 심사위원 대상을 수여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아쉽게도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오멸 감독은 영상으로나마 "이 상은 개인적인 영광보다는 제주 섬사람들의 통증을 이야기하고 있는 영화이니 그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영화를 찍는 동안 함께 해주신 수많은 영혼들과 같이 나누고 싶고, 이 이야기를 전할 수 있게 만들어준 선댄스 영화제에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다"라는 수상소감을 전했다.
'지슬'은 3월 1일 제주개봉, 3월 21일 서울 및 전국개봉을 앞두고 있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사진 = ⓒ 자파리 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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