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5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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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쇼스키는 진중하게, 홍석천은 유쾌하게…'성소수자와 황금어장이 만났을 때'

기사입력 2013.01.04 12:28 / 기사수정 2013.01.04 12:31

김승현 기자


▲ 워쇼스키 홍석천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MBC 예능 '황금어장'에서 갈라져 나온 '라디오스타'와 '무릎팍도사'가 통했다.

지난 2일 방송된 '라디오스타'는 새해를 맞아 민머리 특집으로 진행됐다. '라디오스타'에는 홍석천, 염경환, 숀리, 윤성호가 출연했다. 시각적으로 좌중을 압도한 이들 중에서도 홍석천은 단연 돋보였다.

국내 커밍아웃 1호 연예인인 홍석천은 이날 방송에서 자신의 성향을 개그코드로 승화시켰다. MC 유세윤이 "자, 인물 집중 탐구 시간입니다"라 말하자 홍석천은 대뜸 "날 탐구하고 싶나 봐, 자신 있나? 위태로워질 텐데"라고 너스레를 떨었고, 당황한 유세윤이 "사실 탐구까진 아니고, 겉핥기"라고 하자 홍석천은 한 술 더 떠 "겉핥기? 정말? 어머 자극적인데"라고 말해 MC들을 쥐락펴락했다.

슈퍼주니어 규현을 처음 만났던 방콕 일화를 얘기할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슈퍼주니어가 방콕에서 콘서트할 때 같은 호텔에 묵었다. 바로 밑층이 신동의 방이었다. 내가 신동 위에서 잤잖아"라는 홍석천의 말에 MC들이 일제히 "위에서요?"라며 화들짝 놀랐다. 이를 보고 있던 홍석천은 앙칼진 목소리로 따끔하게 "위층!"이라고 바로 잡으며 "설마하니 내가…"라고 말했다.

15세 관람가인 '라디오스타'에서 홍석천은 아슬아슬하게 수위를 조절했다. 홍석천은 김국진과 규현을 야릇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독한 MC들에 긴장감을 자아냈다.

홍석천과 달리 워쇼스키 남매(라나, 앤디)는 지난 3일 방송된 '무릎팍도사'에서 출연해 진지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다.

원래 과거에는 워쇼스키 형제였지만 라나의 성전환 수술로 남매가 됐다. 앞서 열린 내한 공식기자회견에선 이와 관련된 질문은 사전에 차단됐기 때문에 성전환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털어놓을지 궁금증을 높였다.

남자에서 여자가 된 라나 워쇼스키는 "어렸을 때 내 성적 정체성이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느꼈다. 청소년기에 많이 괴로워하고 해결하려고 노력해봤지만 결국 그러지 못했다. 내가 남자에서 여자가 된다면 성 소수자가 되니까 영화감독, 각본가 꿈을 이룰 수 없을 것 같았다. 기차역에서 자살하려고 했는데 할머니와 비슷한 안경을 쓰고 있는 사람이 날 계속 쳐다봐서 자살할 수 없었다"며 가슴 아픈 고백을 들려줬다.

동생 앤디 워쇼스키는 "라나가 다른 사람이 됐다고 생각하는 건 미친 생각이다. 누나는 똑같은 사람이다. 단지 조금 더 편해졌을 뿐이다. 더 이상 갈등이 없으니까. 내면과 외모 갈등 말이다. 누나는 지금 더 행복하고 나도 지금 더 행복하다. 잘했어 누나"라며 위로해 돈독한 우애를 과시했다. 라나는 동생의 한 마디에 눈가가 촉촉해졌다.

우연일지 모르지만 '라디오스타'와 '무릎팍도사'에 연달아 성소수자가 출연하며 그들의 남다른 사연이 전해졌다.

홍석천은 자신이 가진 고충과 사연을 유쾌하게, 라나 워쇼스키는 진중하게 풀어냈다. 지금도 성 소수자에 대한 불편한 시선이 존재하긴 하지만 '황금어장'은 프로그램이 가진 다소 거친(?) 분위기를 이용해 흔치 않은 소재를 따뜻하게 다뤘다. '황금어장'은 성 소수자에 대한 삐딱한 시선을 다소 누그러뜨릴 수 있는 여지를 남겨 호평을 이끌어냈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 홍석천, 라나 워쇼스키 ⓒ MBC '황금어장' 방송화면 캡처]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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