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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현 "'Delete' 앨범은 도전…나만의 색깔 보여드릴게요" (인터뷰)

기사입력 2013.01.01 18:13 / 기사수정 2013.01.01 18:13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참 오랫동안 돌고 돌아왔다.

2008년 그룹 구피(Goofy)의 여성 객원 보컬 제이미(J Me)로 데뷔해 '시현(본명 김시현)'이라는 자신의 이름을 찾기까지. 한 번에 몇 계단씩 오르고 싶던 마음은 그 사이 한 계단 한 계단 넘어지지 않고, 멈추지 않고 묵묵히 가고자 하는 바람으로 바뀌었다.

인생의 굴곡을 다른 이들보다 조금 일찍 경험했기에 자신을 더 단단하게 만들 수 있었던 시현이 자신의 이름을 내건 솔로앨범 'Delete'를 들고 대중 앞에 섰다.

말 한마디 한마디에 긍정적인 기운이 가득했던 시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솔로앨범 'Delete'로 다시 기지개를 켜다

고등학생 때 가야금 공부를 잠시 했었고, 또래의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음악을 접해왔던 시현은 우연한 계기를 통해 가수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처음부터 '노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건 아니었어요. 스무 살 때 실용음악과 작곡을 배우는 학교에서 공부하게 됐고, 지인의 소개로 기획사 연습생도 했었죠. 오디션을 많이 봤던 편은 아니었는데 운이 좋았어요. 그러다 구피 활동까지 하게 됐는데, 이렇게 다시 솔로앨범을 내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렸네요"

시현은 제이미로 활동하던 시절 SG워너비의 멤버 김용준과 디지털 싱글 '사랑맛'을 발표했고, 'Ridin'Solo'라는 제목의 디지털 싱글 앨범을 통해 'What chu want'라는 노래를 선보이는 등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왔다.

하지만 쉽게 풀릴 줄 알았던 솔로 활동은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예상치 못한 공백으로 이어졌고, 자신의 진로에서 고민하던 시현은 현 소속사와 만나면서 자신의 본명을 걸고 다시 한 번 가수활동의 기지개를 켜기로 마음 먹는다.

"공백 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아직은 어색한 면이 좀 있어요. 제 나이가 어린 편도 아닌데, 요즘 아이돌 같은 노래를 할 수는 없었죠. 그래서 찾은 돌파구가 '목소리'였어요. 대중에게 최대한 어렵지 않게 다가가자는 생각? 구피 활동 때는 주로 강하고 진한 음색을 많이 선보였었으니까요"

그렇게 탄생한 앨범이 시현의 첫 솔로앨범 'Delete'다. 'Delete'는 사랑했던 연인에게 상처받은 여자가 당당하게 이별을 고하는 곡으로, 반복되는 후렴구와 중독성 강한 비트가 시현의 개성 있는 음색과 어우러져 세련된 느낌을 준다.

'Delete'는 원곡과 어쿠스틱 버전이 각각 실려 있어 한 곡에서 다양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이에 시현은 "제 나름대로 노래를 이해하기 쉽게 해석해서 불렀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어렵더라고요. 한 곡을 두 가지 버전으로 실은 만큼 곡의 숨겨진 매력들을 모두 느낄 수 있을 거에요"라고 덧붙인다.

'제 2의 윤미래'라고 불릴 만큼 래퍼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은 그녀이지만, 랩을 배우고 녹음하던 과정은 그녀에게 또 다른 배움의 과정이면서도 쉽지만은 않았던 시간들이었다.

"말하듯이 랩을 하는 걸 이번에 처음 시도해봤거든요. 그런데 정말 어렵더라고요. 곡을 받고나서 정말 잘 하고 싶은데, 나만의 색깔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고민이 정말 많았어요. 단조롭게 부르면서도 느낌 있고 확실하게 하려고 노력했죠. 빨라서 못 알아듣는 노래가 아니라, 정확하게 전달한다는 느낌으로요"

시현의 이번 앨범은 신화의 이민우와 전진, 이효리 등 수많은 가수의 노래에 참여한바 있는 프로듀서 빅톤(BIGTONE)이 'Delete'에, 엠넷 '쇼미더머니'에서 우승을 차지한 신예 랩퍼 LOCO(권혁우)가 'Bye Bye'의 피처링을 맡는 등 화려한 피처링진으로도 눈길을 모았다.

"빅톤 씨의 노래 스타일을 좋아했어요. 어떤 형태로든 함께 작업할 수 있게 된다면 좋다고 생각했는데, 얘기가 잘 돼서 함께 할 수 있게 됐죠. 재미있게 작업했어요. 로코 씨 역시 '쇼미더머니' 프로그램을 보고 연락을 했죠. 제 앨범에 많은 도움을 주셨으니 앞으로 더 좋은 계기가 있다면 언제든 다시 한 번 같이 작업하고 싶어요(웃음)"



'음악의 끈' 놓지 않을 것…최종 꿈은 음악 프로듀서

음악은 시현에게 '꿈'이자 제대로 펼쳐보지 못했던 아쉬움이 남아있는 '한'이기도 했다.

"사실 가수로서 꾸준히 온 게 아니기 때문에 애매한 상황이었죠. 욕심은 분명히 있고, 나만의 색깔도 분명한 것 같은데 펼쳐볼 수 있는 계기가 없었던 거니까요. 제게 음악은 놓아버리기엔 너무 아쉬운 존재였어요. 그래서 꼭 여기서 돌파구를 찾아서 자연스럽게 가길 원했죠"

시현이 생각했던 돌파구는 소속사 식구 R.ef의 앨범에 참여하면서 보다 구체화됐다. 지난 9월 발매된 R.ef의 싱글 앨범 'It's R.ef'의 A&R(Artist and Repertoire:회사 소속 가수 앨범의 곡목을 담당하는 디렉터) 담당자가 바로 시현이었고, 시현은 이를 계기로 '음악 프로듀서'의 꿈을 키우게 된다.

"R.ef 오빠들의 앨범에서 A&R을 담당하게 됐어요. 그 때 정말 벅찬 느낌을 받았죠. 제가 스태프로 직접 뛰어다니면서 작곡가들 만나서 설득하고, 앨범 콘셉트도 정하고. 앨범 구석구석에 참여한 것이기 때문에 그 뿌듯함이 남달랐던 것 같아요"

'음악 프로듀서'로의 꿈은 시현이 가수로 더욱 열심히 활동해야 하는 원동력이 돼 주기도 한다.

"제게 가수가 '희망'이라면 음악은 '앞으로 죽을 때까지 하고 싶은 일'이에요. 가수 활동을 하면서도 앞으로 음악 프로듀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음악 자체를 많이 알아야 하니까. 저에게는 음악이 전공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좀 더 공부해서 이 길 위에 쭉 머무르고 싶습니다"

지금의 가수 시현과 음악 프로듀서를 꿈꾸는 시현에게 '노래'와 '음악'은 어떤 존재일까.

"앞으로 계속 가야할 길? 그런데 물음표와 느낌표가 같이 있는 상황 있잖아요. 풀지 못 한 것도 있고 포기한 것도 있고 그냥 넘긴 것도 있을 테고. 지금 자리에서 조금 조금씩 나아가고 싶은 그런 존재인 것 같아요"

시현은 랩을 하는 래퍼의 모습뿐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다양한 음악을 대중에게 들려주고 싶다고 소박한 바람을 전한다.

"여러 장르를 소화해낼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앞으로도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노래를 많이 알리는 게 일단 최고의 목표인 것 같고요. 그만큼 스스로 많이 갈고 닦아야겠죠. 시현이라는 이름이 많이 낯설겠지만, 어디에선가 생소한 음악이 들린다면 그게 바로 저 시현의 노래일거에요. 제 안의 숨겨놓은 색깔들을 차차 보여드리고 싶고, 저만의 개성으로 대중에게 차근차근 다가가는 게 목표입니다"

솔로앨범을 발매한 직후부터 이미 내년의 앨범 계획을 전부 구상해 놓았을 만큼 시현은 자신의 미래를 넓게 보고 있었다.

스스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힘든 시간들을 꿋꿋이 버텨내 온, 그래서 앞으로의 시간 역시 지금보다 더 멋지게 그려나갈 시현이 보여줄 2013년의 모습들이 더욱 기대됐다.

"제 이름을 걸고 솔로 앨범을 냈다는 게 제 인생에서는 '아홉시 뉴스'감이었어요(웃음). 제 노래를 들으면서 '시현'을 떠올려 주신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포기하지 말라고 힘을 줄 수 있는 가수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 150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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