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어떤 보직이든 자신 있습니다."
한화 이글스 안승민(22, 한화 이글스)은 내년 시즌이면 프로 4년차에 접어든다. 나이에 비해 성숙한 외모 때문에 '안과장'이라는 애칭으로 더 유명했지만 이제는 실력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올 시즌 새로운 가능성을 선보인 안승민이 내년 시즌 맹활약을 다짐했다.
안승민은 선발투수로 올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4경기에 선발 등판해 4패 평균자책점 11.20(13⅔이닝 17자책)으로 부진했다. 사사구(9개)가 삼진(8개)보다 많았고, 피안타율도 3할 8푼 7리에 달했다. 결국 4월 27일 대전 넥센전을 마지막으로 그는 중간계투라는 새 보직을 받아들여야 했다.
벼랑 끝에서 얻은 기회였다. 안승민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올 시즌 58경기에 구원 등판해 3승 3패 16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3.24(58⅓이닝 21자책)를 기록했다. 탈삼진 45개를 잡아내며 사사구는 17개, 피안타율도 2할 1푼 6리로 괜찮았다. 팀의 승리조와 마무리로 나서며 올린 성적이기에 가치를 더했다.
안승민의 내년 시즌 역할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결정될 것 같다"는 것이 안승민의 설명이다. 그는 "사실 10승과 30세이브 가운데 선택하라고 하면 10승이다. 내년에 선발투수로 뛰고 싶은 생각이 7대3 정도로 많았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 보직이든 자신 있다"며 "마무리에 대한 애착도 굉장히 강하다. 마무리면 마무리대로, 선발이면 선발대로 준비 잘하겠다"고 덧붙였다.
재계약에 성공한 외국인투수 데니 바티스타의 선발 전환도 안승민이 마무리투수로 자리 잡게 된 요인 중 하나다. 안승민은 "바티스타가 선발로 오면서 내가 마무리로 갔다고 볼 수 있는데 둘 다 잘 됐으니 다행이다"고 웃어 보였다.
마무리로 올 시즌을 시작한 바티스타는 계속된 부진에 선발로 보직을 변경했다. 7월 말부터 선발로 옷을 갈아입은 바티스타는 10경기에서 3승 3패 평균자책점 2.41로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여줬다. 34경기에 구원 등판해 1승 3패 8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5.70에 그쳤던 그는 '환골탈태'했다. 안승민도 보직 변경 후 좋은 성적을 남겼으니 그야말로 '윈윈'이다.
내년 시즌 안승민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한화는 '괴물 투수' 류현진(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코리안 특급' 박찬호는 은퇴했다. 송신영은 특별지명으로 NC 다이노스에 새 둥지를 틀었다. 그렇지 않아도 약점으로 지목되던 마운드의 높이가 더 낮아졌다. 안승민이 내년 시즌 한화 마운드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승민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주어진 역할 대로 던질 뿐이다"며 "하던 대로 최선을 다해서 팀과 개인 성적이 좋아진다면 그보다 좋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올해 팀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내년에는 좋은 성적으로 팬들이 야구장 많이 찾게끔 하겠다. 정말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안승민은 비활동 기간에도 개인훈련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하던 대로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는 그다. "(류)현진이 형은 잘 돼서 (미국에) 갔고, (박)찬호 형은 멋있게 은퇴했다. 정말 박수 쳐주고 싶다. 그렇게 야구 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나.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는 안승민. 그의 목소리에는 굳은 의지가 담겨있었다.
[사진=안승민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