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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풍 러시앤캐시' 김호철 감독의 예언 적중하나?

기사입력 2012.12.17 07:09 / 기사수정 2012.12.17 07:10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초반 돌풍은 기대하지 않습니다. 이 팀의 문제점은 선수들의 프로의식이 결여돼있는 점입니다. 이러한 부분을 바로 잡고 떨어진 몸을 끌어올리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3라운드나 4라운드부터 팀이 서서히 올라올 것 같고 2년 후에는 우승을 노릴 수 있는 팀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큽니다."

‘승부사’의 자신감은 빈 말이 아니었다. 난파 직전인 러시앤캐시의 선장으로 부임한 김호철 감독은 "상황은 어렵지만 분명히 가능성이 있다"며 희망의 끈을 잡았다. 그의 말대로 러시앤캐시의 시작은 좋지 못했다. 개막 이후 8연패의 늪에 빠지며 올 시즌 최하위를 예약하는 듯이 보였다.

하지만 팀은 3라운드를 앞두고 조금씩 살아났다. 러시앤캐시 드림식스는 탈꼴찌를 위해 반드시 잡아야하는 KEPCO를 꺾고 시즌 첫 승을 거뒀다. 그리고 상위권 두 팀을 내리 잡는 '이변'을 연출했다. 김 감독은 "우승에 도전하는 상위권 팀들을 꼭 한 번씩은 잡고 싶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2라운드 마지막 경기인 현대캐피탈과의 대결에서는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8연패의 늪에 빠질 때 조직력과 패기는 실종돼 있었다. 그러나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근성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결국 현대캐피탈을 잡으면서 상승 기류를 타기 시작했다.

또한 3라운드 첫 경기에서 지난 시즌 2위 팀인 대한항공을 추락시켰다. 3-1로 승리를 거둔 러시앤캐시는 공격과 수비 그리고 블로킹과 서브에서 모두 대한항공을 압도했다.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러시앤캐시 선수들은 몸을 사리지 않았다. 모든 포지션에 걸쳐 조화로운 선수 구성을 가진 러시앤캐시는 '가능성의 팀'으로 불려왔다. 창단 멤버인 신영석(26)은 "더 이상 가능성의 팀이라고 불리기 싫다. 이제는 이러한 꼬리표를 떼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정착해야할 항구는 물론 선장마저 잃은 러시앤캐시는 나침반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김호철 감독이 뒤늦게 부임하면서 선수들은 하나로 뭉쳤다. 또한 몸을 사리지 않고 코트에 몸을 내던지는 가치도 깨달았다. 김 감독은 "프로의식 결여가 이 팀의 큰 문제점이었다. 프로라면 죽기 아니면 살기로 덤벼야하는데 선수들에게 그런 모습이 부족해 보였다. 이러한 잔재를 없애는 것이 우선 과제다"고 지적했다.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러시앤캐시 선수들은 승리를 위해 몸을 던졌다. 승리에 대한 끈질긴 투혼은 값진 결과로 이어졌다.

김 감독은 시즌이 시작되기 전 "이탈리아에서 돌아와 처음 현대캐피탈 선수들을 봤을 때 기대보다는 걱정이 많이 들었다. 러시앤캐시 선수들을 본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 때만큼 심각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과거 현대캐피탈보다 현재 러시앤캐시 멤버들의 가능성을 더욱 높게 본 김 감독은 본격적인 조련에 들어갔다.

우선 훈련 부족으로 갖춰지지 못한 선수들의 몸 상태부터 끌어올렸다. 체력 훈련과 웨이트 트레이닝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고 1,2라운드에 대한 부담을 덜어줬다.

김 감독은 "초반 라운드는 전패를 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했다. 상처를 입은 선수들을 다독이고 리그에 나설 수 있는 몸을 만들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8연패를 당하는 동안 러시앤캐시의 올 시즌은 암울해보였다. 그러나 상승세를 탈 수 있는 마지막 비상구를 찾았다.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을 연달아 제압하며 '자신감'이란 귀중한 선물을 얻었다.

16일 열린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외국인 선수 다미(24)는 24득점을 올렸다. 그리고 10득점 이상을 올린 선수가 3명이나 더 있었다. 신영석은 중앙에서 15득점을 올렸고 박상하(26)와 김정환(24)도 나란히 11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득점 루트가 고르다는 장점을 십분 발휘했다. 최대약점이었던 세터 포지션도 점점 안정감을 찾고 있다. '일곱 빛깔 무지개'와 같은 러시앤캐시의 '토털 배구'는 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켜고 있다. 김 감독이 예언한 퍼즐들이 조금씩 윤곽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앤캐시는 19일 열리는 LIG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4연승에 도전한다.



[사진 = 러시앤캐시, 김호철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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