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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배구人] '신형괴물' 레오 "내겐 배구밖에 없다"

기사입력 2012.12.06 05:24 / 기사수정 2012.12.06 05:25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레오에게 웃으라고 강조했지만 진지한 것이 본인 스타일이란다"

외국인 선수 다루기에 일가견이 있는 삼성화재의 신치용 감독도 레오를 웃기는 데엔 두손 두발 다 들었다. 1990년생, 여느 스물 두살 청년처럼 웃으라고 말해도 돌아오는 것은 '본인 스타일'이라는 답이었다.

지난주 용인 삼성트레이닝센터에서 만난 레오는 화가 난 듯 무뚝뚝했다. 낮게 깔리는 중저음의 목소리가 더 차가운 인상을 남겼다. 이런 반응이 새삼 놀랍지 않다는 레오다.

레오는 "라틴 선수들은 정열적이지만 나는 매사에 신중한 편이다. 삼성화재에 왔을 때도 동료가 처음 나를 보고 화가 난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고 말했다. 신치용 감독도 "한국에서는 서로 파이팅도 하고 웃고 그래야 된다고 레오에게 말해도 안되더라. 진지하게 배구를 하는 것이 본인 스타일이라고 말하니 어쩔 도리가 없다"고 웃어보였다.

이유는 레오가 걸어온 삶에 있다. 쿠바 태생의 레오는 지난 2009년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로 망명했다. 쿠바는 사회주의 국가이기에 해외진출을 금지하고 있고 망명할 경우 2년간 자격 정지를 가한다. 레오도 푸에르토리코로 망명한 이후 선수로 뛰지 못한 시간이 있다. 이것이 레오를 진지하게 만든 이유다.



신치용 감독은 "레오는 아무것도 없는 놈이다. 오직 배구뿐이다"고 말했고 레오도 "9살에 배구를 시작할 때부터 내겐 배구가 모든 것이었다. 배구를 할수록 가족의 힘이 되는 것을 느꼈다"며 털어놨다.

레오의 스파이크가 더 묵직하게 코트에 꽂히는 이유다. 비록 지난 2일 삼성화재가 현대캐피탈에 패하면서 연승 행진은 끊겼지만 레오의 성적은 여전히 눈부시다. 8경기 동안 275점을 기록해 압도적인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고 성공률도 59.7%로 놀라움을 준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가빈 슈미트를 웃도는 수치다.

개막 전 저평가 대상이었던 레오가 코트를 뒤흔드는 이유도 진지한 자세에 있다. 훈련량이 많기로 소문난 삼성화재에서 레오는 그 누구보다도 열심이다. 처음에는 걱정이 더 컸다.

"지난 팀들과는 확실히 달랐다. 훈련량이 이전 팀들보다 많았고 강도도 셌다"는 그는 "처음엔 이 팀에서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고 고백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배구밖에 없던 레오는 마음을 다 잡았고 '한국에 온 이유와 초심을 잃지 말라'는 신치용 감독의 충고에 더욱 운동화끈을 동여맸다. 레오는 "확실히 한국에 와서 많이 발전하고 성장했음을 느끼고 있다"고 삼성화재의 훈련량에 만족감을 보인다.

V리그에 새 바람을 불어넣은 레오지만 전문가들은 레오의 페이스가 3라운드가 고비라는 평이 많다. 전직 괴물 가빈에 비해 체력 면에서 부족하다는 것이 중론. 이 말에 레오는 "물론 나도 사람이니 지치긴 하겠지만 체력적 고충을 토로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며 "그들의 예상을 존중하지만 걱정하지 않는 부분이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사진 = 레오 (C) 엑스포츠뉴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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