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전격 현역 은퇴를 선언한 '코리안 특급' 박찬호에게 2010년 10월 2일(한국시각)은 영원히 잊지 못할 날이다.
당시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소속이었다. 보직도 선발이 아닌 중간 계투였다. 그럼에도 이날이 박찬호에게 영원히 잊지 못할 날인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이날 경기는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마지막 등판이었다. 박찬호는 1994년 한국인 최초로 빅리그 마운드를 밟았다. 동기생인 대런 드라이포트와 함께 마이너리그를 거치지 않고 메이저리그에 직행했다. 1994년 4월 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서 중간 계투로 빅리그 마운드를 밟은 그가 17년간의 빅리그 생활을 마무리하는 무대였다. 의도했든 아니든 이날 경기가 박찬호의 빅리그 마지막 등판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박찬호는 일본인 투수 노모 히데오(전 LA 다저스)와 함께 아시아인 최다승 타이기록인 123승을 기록 중이었다. 1승만 더 올린다면 메이저리그를 거쳐간 아시아인 가운데 최다승 투수로 우뚝 설 수 있었다.
기회가 왔다. 박찬호는 팀이 3-1로 앞선 5회말, 선발 다니엘 맥커첸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선발 투수가 5이닝을 채우지 못했기에 박찬호의 투구 여부에 따라 아시아인 최다승을 달성할 수도 있었다. 너무나 중요한 등판이었다.
시작부터 강렬했다. 박찬호는 5회말 선두타자 오스왈도 마르티네스를 시작으로 로건 모리슨, 댄 어글라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6회에는 가비 산체스를 땅볼, 채드 트레이시를 중견수 뜬공, 마이크 스탠튼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7회에도 브래드 데이비스와 스캇 커즌스를 연속 삼진, 에밀리오 보니파시오를 유격수 뜬공으로 잡았다. 3이닝 6탈삼진 퍼펙트였다. 이후 등판한 에반 믹과 조엘 한라한이 각각 1이닝을 무실점으로 선방, 팀이 5-1로 승리하면서 박찬호는 대망의 아시아인 최다승을 달성할 수 있었다.
박찬호 하면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바로 '아시아인 최다승 투수'다. 은퇴 이후에는 더욱 값진 기록이 될 것이다. 박찬호의 빅리그 마지막 등판에서 거둔 1승, 단순한 1승이 아닌 그를 '아시아인 최다승 투수'로 만들어준 너무나 소중한 승리였다. 2010년 10월 2일, 박찬호도 이날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사진=박찬호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