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09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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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왕조의 막강한 센터라인, ‘4박’을 추억하다

기사입력 2012.11.20 13:02 / 기사수정 2012.11.20 13:02

김영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영민 기자] 현대 유니콘스에는 역대 최고의 센터라인으로 불리는 ‘4박’이 있었다.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현대 유니콘스는 막강한 전력으로 한국프로야구를 주름잡았다. 삼성이라는 막강한 라이벌이 있었지만 대체로 현대가 앞서는 입장이었다. 현대는 ‘투수왕국’으로 불리던 팀이었다. 하지만 현대 투수들의 성적이 좋은 것은 자기 팀 타선을 상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현대의 타선은 막강했다. 특히나 포수에서 중견수까지의 센터라인이 막강했는데 이들은 모두 박씨 성을 가진 선수들이었다.

현대의 센터라인에는 포수 박경완(SK), 유격수 박진만(SK), 2루수 박종호(LG 수비코치), 중견수 박재홍(SK)이 포진되어 있었다. 이들은 모두 한국프로야구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선수들이다. 이런 선수들이 한 팀에서 동시에 전성기를 맞이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포수 박경완은 이만수(SK 감독)과 함께 역대 최고의 포수로 꼽힌다. 그의 통산타율은 0.249로 평범하지만 그는 통산 313홈런을 기록한 거포다. 그는 프로에서 활약한 22시즌 중 16번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고 14년 연속 홈런기록을 가지고 있는 강타자다. 여기에 수비력과 투수리드까지 매우 뛰어나다. 심지어 ‘야신’으로 불리는 김성근 감독 그를 SK 전력의 반이라 칭할 정도였다.

유격수 박진만은 역대 최고의 수비형 유격수로 꼽힌다. 그는 현대와 삼성에서 각각 4차례, 2차례씩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물론 두 팀이 모두 강팀이었지만 그의 뛰어난 수비 능력이 팀 전체의 수비력을 안정시켰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2루수 박종호는 스위치 히터 중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둔 선수다. 그는 정교한 타격과 뛰어난 작전수행능력으로 현대의 테이블 세터로 활약했다. 또한 수비력 역시 뛰어났다. 두 선수는 당시 최고의 키스톤 콤비였다. 우승에 목말랐던 삼성운 두 선수를 FA로 영입했고 이후 현대는 다시는 정상의 자리에 서지 못했다.

중견수 박재홍은 류현진보다 먼저 ‘괴물’이라 불리던 선수다. 그는 데뷔시즌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로 30홈런-30도루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호타준족’의 대명사로 불리던 그는 이후 꾸준히 좋은 활약을 펼쳤다. 박재홍은 현재 300홈런-267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역대 최초 기록인 300홈런-300도루를 몇 년 내에 달성할 수 있는 선수는 그를 제외하고 찾아 볼 수 없다. 그의 활약은 그만큼 독보적이었다.



이들의 활약을 정말 놀라웠다. 특히 현대의 최전성기로 꼽히는 2000년도 이들이 합작한 기록을 보면 그저 감탄만 나올 뿐이다. 당시 박경완은 0.280의 타율에 40홈런, 박재홍은 0.309의 타율에 32홈런-30도루를, 박종호는 0.340의 타율을 기록했다. 공격력이 다소 약한 박진만 조차 당시 0.300의 타율에 15홈런을 기록했다. 이들이 함께 존재하는 타선은 화약고나 다름없었고 현대는 압도적인 전력으로 우승을 차지한다.

이들 중 박종호는 현재 LG에서 2군 수비코치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나머지 3명의 선수는 SK에서 각기 다른 상황에 놓여있다. 이들 중 가장 어린 박진만은 여전히 수비능력은 인정받으며 다음 시즌 전력에 포함되어 있는 상황이다. 반면 박재홍과 박경완은 모두 선수생활 연장을 원하고 있다.

SK 구단은 박재홍에게 은퇴 후 해외연수를 제안했다. 하지만 현역생활 연장을 원하고 있는 박재홍은 다른 구단을 알아볼 확률이 높다. SK 입장에서도 그가 원한다면 굳이 그를 잡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만약 그를 원하는 팀이 있다면 그는 이적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SK는 박경완에 대해서는 다음 시즌에도 원한다면 현역으로 기회를 주겠다는 입장이다. 현역생활 연장을 원하는 박경완과 구단의 입장이 얼핏 맞아 떨어지는 모양새지만 미묘한 입장차가 존재한다. 현재 SK에는 조인성과 정상호라는 출중한 포수가 있다. 박경완이 역사에 남을 포수지만 이들과 경쟁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고 현역생활의 마지막을 2군에서 보낼 수도 없는 상황이다. 조만간 누군가는 결단을 내려야 할 상황이다.

현역생활 연장을 원하는 세명의 전설은 현재 SK에서 각기 다른 상황을 맞고 있다. 다음 시즌 SK에서 활약할 것이 확실한 박진만을 제외하고는 아직 거취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분명한 것은 많은 팬들은 여전히 그들의 활약을 지켜보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사진=박경완, 박재홍 ⓒ 엑스포츠뉴스 DB]

김영민 기자 sexydubu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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