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시즌 개막 이후 파죽의 3연승을 달렸다. 러시앤캐시 LIG손해보험 그리고 KEPCO를 차례로 완파한 현대캐피탈은 우승후보의 저력을 과시했다.
지난 시즌보다 한층 탄탄해진 수비와 권영민 최태웅의 적절한 볼 배급 여기에 새로운 외국인 선수인 밋자 가스파리니의 호조까지 이어지면서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현대캐피탈은 세 경기를 치르면서 전력이 강화된 LIG손해보험에게만 한 세트를 내줬다.
18일 열린 삼성화재의 라이벌 전에서 현대캐피탈의 출발은 산뜻했다. 30분이 넘는 대접전 끝에 1세트를 30-28로 따냈다. 치열한 사투 끝에 1세트를 따낸 현대캐피탈의 상승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2세트에서 신치용 감독의 '마법'에 현대캐피탈은 흔들렸다. 22-21로 한 점 앞서있던 상황에서 신 감독은 석진욱 대신 고준용을 투입했다. 블로킹 높이에서 석진욱 보다 뛰어난 고준용은 신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현대캐피탈의 '주포'인 가스파리니의 공격을 고준용은 2번이나 막아냈다. 경기 흐름은 삼성화재 쪽으로 넘어갔고 신 감독의 '신의 한수'는 승리의 기폭제가 됐다. 이후 현대캐피탈은 범실로 자멸하고 말았다.
하종화 현대캐피탈 감독은 "서브 범실이 우리의 발목을 잡았다. 2세트에서 앞서갔는데 이러한 흐름을 살리지 못했다"며 "내실 있는 경기를 하지 못했다. 실책이 많이 나왔는데 이러한 부분은 앞으로 보완해야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승부의 분수령에서 삼성화재에 자주 패한다는 점. 그리고 중요한 고비 처에서 자체 범실로 무너지는 장면은 현대캐피탈이 피하지 못한 '악몽' 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은 무려 31개의 범실을 쏟아냈다. 그 중 서브범실만 17개에 달했다. 하 감독은 "리시브를 전담하는 석진욱과 여오현을 흔들어야 하는데 이 점이 조금 부족했다. 가스파리니도 압박감 때문인지 페이스를 잃었다"고 밝혔다.
레오의 공격을 무력화시키기 위해서는 상대의 서브리시브를 흔드는 것이 관건이다. 이러한 점을 노리고 서브를 강하게 구사했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높이를 장악하지 못한 점도 패인이었다. 이 날 경기에서 삼성화재는 블로킹 싸움에서 8-7로 근소하게 우위를 보였다.
신 감독은 "현대캐피탈은 센터의 플레이가 살아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 시즌 삼성화재가 가장 고전한 경기는 풀세트 경기를 치렀던 대한항공 전이다. 대한항공이 삼성화재를 끝까지 괴롭힐 수 있었던 이유는 블로킹 경쟁에서 14-6으로 앞섰기 때문이다.
현대캐피탈의 장점 중 하나는 센터진이다. 국가대표 센터인 이선규와 윤봉우는 각각 7득점에 그쳤다. 윤봉우만 블로킹 2개를 잡았을 뿐 이선규는 블로킹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속공도 위력을 발휘하지 못해 두 선수 모두 한 자릿수 득점에 그쳤다.
높이의 장악 실패와 승부의 분수령에서 패하는 점. 여기에 스스로 무너지는 범실까지 더해지면서 삼성화재의 벽을 넘지 못했다.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은 삼성화재를 상대로 2승4패를 기록했다. 반면 삼성화재는 정규리그에서 대한항공에 2승4패를 기록하며 가장 고전했다. 전통의 라이벌전인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통산 전적은 33승16패로 삼성화재가 앞서있다.
[사진 = 가스파리니, 현대캐피탈 (C) 현대캐피탈 제공, 삼성화재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