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부산, 강산 기자] 한 방에 당했다. 한국시리즈 챔피언 삼성 라이온즈가 대만 챔피언 라미고 몽키즈를 넘지 못했다.
삼성은 9일 부산 사직구장서 열린 '마구매니저 아시아시리즈 2012' 라미고와의 경기에서 4회 린홍위에게 허용한 홈런 한 방을 극복하지 못하고 0-3으로 패했다. 이로써 삼성은 예선 전적 2승을 기록한 라미고에 밀려 남은 경기에 관계 없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전날인 8일 같은 장소서 열린 라미고와 중국 차이나 스타즈의 개막 경기를 지켜봤다. 경기가 끝나갈 무렵 그는 "라미고 타자들이 힘이 있고 잘 친다. 경계해야 한다"며 "대만 프로야구 우승팀인 만큼 만만히 보면 안된다"는 생각을 전한 바 있다. 그의 발언은 현실이 됐다. '힘'에 당했다.
하지만 이날 삼성에게 일격을 가한 타자는 류 감독이 꼽은 경계대상 1호인 대만 리그 홈런왕 린즈셩도, 전날 5타점을 폭발시키며 MVP로 선정된 천진펑도 아니었다. 삼성 선발 배영수는 3회말 1사 만루 위기에서 린즈셩을 1루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큰 위기를 벗어났다.
하지만 4회말 선두타자 린홍위에게 당했다. 린홍위는 배영수의 3구 139km/h짜리 몸쪽 투심패스트볼을 그대로 잡아당겨 좌중간 담장을 넘겨버렸다. 린홍위는 퉁이 라이온스와의 대만 챔피언결정전 5경기에 모두 나서 타율 4할 1푼 2리(17타수 7안타) 2홈런 4타점의 맹타를 휘두른 바 있다. 전날 중국전서도 4타수 2안타 1타점의 활약으로 좋은 타격감을 이어갔고, 이는 중요한 순간 홈런으로 이어졌다.
삼성으로서는 상대 선발 조나단 마이클 로리 주니어에게 4회까지 2안타로 철저히 눌렸기에 이 실점은 너무나 뼈아팠다. 이후 삼성 타선은7회까지 박한이의 안타를 제외하고는 출루조차 하지 못했다. 7개의 삼진을 당하면서 볼넷은 단 한 개도 얻어내지 못했다. 최고 구속 145km/h의 직구 위주 피칭을 하던 로리가 간간이 130km/h대의 변화구를 섞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결국 삼성은 7회말 무사 1루에서 1루수 이승엽과 투수 심창민의 호흡이 맞지 않아 실책까지 나왔다. 1사 2루가 될 상황이 무사 2, 3루로 둔갑했다. 여기서 전진수비를 펼치며 실점을 막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결국 잔즈야오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주자 2명이 모두 홈인, 0-3이 됐다. 로리의 투구 내용을 감안할 때 3점 차는 쉽지 않았다.
결국 삼성은 7회와 8회 무려 5개의 삼진을 당하며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9회에도 득점에 실패했다. 결과는 완봉패. '경계대상 1호'로 꼽은 린즈셩은 막아냈지만, 타선의 집중력과 마운드의 힘에서 라미고에 완패하고 말았다. "우리 팀과 요미우리가 결승에서 맞붙었으면 한다"던 류 감독의 바람도 이뤄지지 못했다.
[사진=배영수, 린홍위 ⓒ 부산,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