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부산, 강산 기자] 역시 경계대상 1호였다.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은 7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만 라미고 몽키즈도 다크호스다. 대만에서는 린즈셩을 조심하면 된다"는 생각을 드러낸 바 있다.
라미고는 8일 부산 사직구장서 중국 차이나 스타스와 '마구매니저 아시아시리즈 2012' 개막 경기를 가졌다. 결과는 라미고의 14-1, 7회 콜드게임 승리였다. 투타에서 중국을 압도했다. 이날 가장 눈에 띈 선수는 라미고의 4번 타자 유격수로 나선 린즈셩과 7번 타자로 나선 천진펑.
전날 류 감독이 "린즈셩은 덩치도 큰데 유격수를 본다. 홈런도 많이 치더라. 그 친구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기에 자연스럽게 시선은 린즈셩에게 쏠릴 수밖에 없었다.
첫 타석서 볼넷을 골라 출루한 린즈셩은 3회초 2번째 타석서 대회 첫 홈런을 신고했다. 무사 1루 상황서 상대 선발 루오시아의 5구를 완벽하게 공략해 가운데 담장을 넘긴 것. 131km/h의 몸쪽 높은 직구는 올해 대만 리그 홈런왕 출신인 그에게 좋은 먹잇감이었다.
그는 4회초 3번째 타석에서도 3루수 옆을 꿰뚫는 좌익선상 2루타를 터뜨린 뒤 천진펑의 안타로 홈을 밟았다. 10-0, 그의 득점으로 콜드게임을 위한 필요조건이 갖춰진 셈이다.
린즈셩은 2012시즌 대만 프로야구(CPB) 정규시즌 99경기에 나서 타율 3할 1푼 7리 24홈런 82타점을 기록한 강타자. 홈런왕은 물론 타점 5위, 득점 2위를 기록하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 183cm 95kg의 작지 않은 체구에도 유격수로 활약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대만시리즈서도 4할 7푼 6리의 고타율을 선보이며 하위권을 형성할 듯 보였던 라미고의 우승을 이끌었다.
린즈셩은 지난 2010년에도 21홈런 79타점을 기록, 홈런왕과 타점왕을 동시에 거머쥔 뒤 구단과 5년간 3,000만 위안의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에도 좋은 성적으로 구단에 확실히 보답하고 있다. 그는 2008 베이징올림픽과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서도 대만 대표로 경기에 나섰다.
린즈셩 뿐만이 아니다. 대만인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천진펑도 이날 7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그는 3회초 스리런 홈런 포함 3안타 5타점을 쓸어담으며 존재감을 입증했다.
이날 전력 분석을 위해 경기장을 찾은 류 감독은 "린즈셩이 역시 잘 친다. 경계해야 한다"는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류 감독은 전날 기자회견서 "우리 팀과 요미우리가 결승전서 만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낸 바 있다. 그의 바람대로 삼성이 일본 대표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결승서 맞붙기 위한 첫 단계는 대만의 벽을 넘는 것이다. 대만의 벽을 넘기 위해서는 린즈셩을 막아야 한다.삼성은 오는 9일 라미고와 대회 첫 경기에 나선다.
[사진=류중일 감독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