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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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결산] '시리즈 MVP' 이승엽, '국민 타자'는 여전했다

기사입력 2012.11.02 02:28 / 기사수정 2012.11.02 02:34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국민 타자'는 삼성 라이온즈가 첫 우승을 차지했던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했다. 팀의 우승을 이끈 그는 '가장 행복했던' 2012시즌을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삼성은 1일 잠실구장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2012 팔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서 7-0 완승을 거두고 통산 6번째 우승과 더불어 2년 연속 우승컵을 들어 올리게 됐다.

삼성의 2년 연속 우승에는 '라이온 킹' 이승엽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어찌 보면 부담이었다. 지난해의 우승 전력에 이승엽만 더해졌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우승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이는 선수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삼성은 시즌 초반 하위권으로 추락하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잠시뿐이었다. 전력을 재정비한 삼성은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가기 시작했고 2위에 8경기 차 앞선 1위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SK-롯데가 혈투를 벌이는 사이 한국시리즈에 직행, 느긋하게 맞상대를 기다리고 있었다.

첫 경기부터 이승엽이 해냈다. 이승엽은 1차전서 1회 첫 타석에 들어서자마자 좌월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올해 한국시리즈 첫 홈런과 타점의 주인공이 되는 순간이었다. 삼성은 그의 결승 홈런에 힘입어 기선을 제압할 수 있었다.

2승 1패로 여전히 앞선 채 맞이한 4차전, 이승엽은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4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그는 내야 안타로 출루한 뒤 박석민의 볼넷으로 2루까지 진루했다. 무사 1, 2루. 상대 선발 김광현을 무너뜨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그는 최형우의 타구를 안타로 착각하고 3루까지 내달렸다. 이는 안타가 아닌 뜬공이었고, 귀루하지 못한 이승엽은 아웃당하고 말았다. 이 주루 플레이 하나가 삼성의 상승기류에 찬물을 끼얹었고, 잘 던지던 미치 탈보트가 4회말 백투백 홈런을 맞고 기선을 제압당했다. 치명적인 실수였다.

하지만 이승엽은 마음을 다잡았다. 이후 2경기에서 결과로 증명했다. 5차전서 4타수 2안타 1득점으로 팀의 한 점 차 승리에 힘을 보탰다. 마음의 짐을 어느 정도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그는 6차전서도 팀이 4-0으로 앞선 4회초 2사 만루에서 우익수 키를 넘는 싹쓸이 3루타를 터뜨렸다. 7-0이 되면서 승부는 이미 기울었다. 더 이상의 점수는 없었다. 이번 시리즈의 처음과 마지막 득점이 모두 이승엽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승엽의 존재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국시리즈 6경기에서 타율 3할 4푼 8리(23타수 8안타) 1홈런 7타점으로 맹활약한 이승엽은 기자단투표 71표 가운데 48표를 획득, 당당히 한국시리즈 MVP가 됐다. 1995년 프로 데뷔 후 첫 한국시리즈 MVP. "(장)원삼이나 (배)영섭이가 받을 줄 알았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던 이승엽은 올 시즌을 마무리하는 소감에 "점수를 주자면 100점이다"며 "역대 가장 행복한 시즌"이라고 평가했다.

이승엽은 올 시즌 국내 무대에 복귀하면서 목표를 3할-30홈런-100타점으로 잡았다. 정규시즌 성적은 타율 3할 7리 21홈런 85타점. 과거 이승엽의 명성에 비하면 조금은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1군에서 풀타임으로 뛰어본 지 오래됐다"며 "부상 없이 한 시즌 소화했고 팀이 우승까지 했으니 너무 기쁘다. 아시아 홈런 신기록 세웠을 때나 MVP 받았을 때보다 더 행복한 시즌이다"며 기뻐했다.

2002년 한국시리즈서는 내내 부진을 보이다 6차전서 LG 이상훈을 상대로 동점 스리런 홈런을 때려내며 팀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이승엽. 올해는 시리즈 내내 꾸준한 타격감을 선보이며 중심을 잡았고, 국내 무대에 복귀하자마자 10년 만에 우승을 경험하는 기쁨을 누렸다. '국민 타자'의 존재감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했다. 그의 응원가 가사처럼 삼성의 '전설'이 아닐까.



[사진=이승엽 ⓒ 엑스포츠뉴스 김성진 기자]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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