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송혜수 기자]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의 '뚝심 야구'가 통했다. 삼성의 2년 연속, 통산 6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는 류 감독의 '뚝심 야구'가 크게 한몫했다.
삼성은 1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이하 KS) 6차전에서 7-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삼성은 시리즈 전적 4승 2패를 기록,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류 감독의 '뚝심 야구'는 6차전서 제대로 빛을 발했다. 이날 유난히 눈에 띄는 이가 있었다. 바로 내야수 박석민이다. 그는 이날 경기 전까지 14타수 1안타 타율 7푼 1리로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5차전서는 류 감독이 그의 부담감을 덜어주고자 4번에서 6번으로 타순을 변경했지만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박석민은 가장 중요한 순간에 제몫을 해냈다. 팀이 1-0으로 앞선 4회초 1사 1루 상황서 좌측 담장을 넘는 비거리 120M짜리 투런포를 쏘아올린 것이다. 첫 타석에서도 땅볼로 물러나 15타수 1안타의 부진에 빠져 있던 그를 끝까지 믿어준 류 감독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한 것이다.
박석민의 홈런은 경기 초반 기선 제압에도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팀 응집력을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후 삼성은 4회초에만 이승엽의 3타점 3루타를 포함 4점을 추가, 7-0으로 격차를 벌렸고 상대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어버렸다. 박석민은 다음 타석에서 자신감이 붙었는지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공략해 좌전 안타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날 박석민은 끝까지 그를 믿어준 류 감독의 기대에 제대로 부응했다. 2차전을 마치고 "우리 팀 4번인데 끝까지 믿어야지"라고 밝힌 류 감독의 믿음은 헛되지 않았다. 박석민의 홈런에 가장 기뻐한 이도 류 감독이었다. "박석민의 홈런이 결정적이었다"고 밝힌 그는 박수를 치며 더그아웃에서 뛰어나와 하이파이브를 건넸다. 이미 우승을 결정지은 듯 선수단이 하나로 뭉친 것은 당연지사.
류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사실 작년에는 오랜 기간 코치를 하면서 갑자기 감독이 됐다"며 "그래서 변하기가 싫더라. '형님 리더십'으로 가까이 가려고 했다"고 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올해는 선수들과 거리를 좀 뒀다. 잔소리도 많이 했다"고 한다. 그의 리더십은 초반 부진에 헤메던 삼성을 2년 연속 우승팀으로 끌어올리는데 크게 한몫했다.
올해 감독 2년 차인 류중일 감독, 그는 '야통(야구 대통령)'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팀을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가 감독을 맡은 2년 동안 팀은 계속해서 우승을 차지하며 명실상부한 최강팀이 됐다. '뚝심 야구'로 선수를 믿어준 수장의 역할은 시리즈 마지막날 제대로 빛을 냈다. "나는 복이 많은 사람"이라며 자신을 '명장'이 아닌 '복장'이라고 하는 류 감독, 이제는 진정한 명장의 반열에 올라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진=류중일 감독, 박석민 ⓒ 엑스포츠뉴스 DB]
송혜수 기자 ssu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