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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 탐방 ③] '힐링 캠프' 체험한 현대캐피탈, '무한 도전'

기사입력 2012.10.25 00:14 / 기사수정 2012.10.25 04:06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한국남자배구의 얘기할 때 '전통의 명가' 현대캐피탈을 빼놓을 수 없다. 수많은 스타들이 이 팀을 거쳐 갔고 가장 열성적인 배구팬들을 거느리고 있다.

백구의 대제전 시절에는 고려증권과 숱한 명승부를 펼치면서 배구의 진수를 선사했다. 프로 출범 이후에는 두 번 정상에 등극하면서 '삼성화재의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그러나 2007~2008 시즌 우승 이후 더 이상 챔피언에 등극하지 못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는 삼성화재에 패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에 초대받지 못했다. 남자배구 6개 구단들 중 가장 탄탄한 프론트의 지원을 받는 현대캐피탈은 열광적인 서포터들의 응원도 받고 있다.

하지만 마음의 부담감 때문이었을까. 자신들을 열렬히 응원하는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올렸다. 현대캐피탈은 세터와 센터 그리고 공격진까지 가장 짜임새 있는 팀 구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그러나 어느새 노장 선수들이 즐비한 팀으로 변했다.

구단 역사와 선수 계보

1983년 2월. 현대자동차서비스 배구단이 창단되면서 한국 배구의 판도는 달라진다. '영원한 라이벌' 고려증권과 숱한 명승부를 펼친 현대자동차서비스는 스타 선수들이 모이는 명문 구단으로 성장했다. 창단 첫 해인 1983년 5월 전국남녀종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같은 달에 열린 2차 실업배구 연맹전에서도 정상에 등극했다.

당시 최고의 대회는 '겨울 시즌'인 대통령배였다. 1,2회 대회에서 고려증권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던 현대자동차서비스는 1986년 제3회 대회에서 처음으로 왕좌에 오른다. 그리고 다음해에 열린 대통령배에서도 정상을 지켰다. 1999년 4월 현대자동차서비스는 현대자동차로 합병이 됐고 2001년 7월에는 현대캐피탈배구단이 출범됐다.

이 팀은 '컴퓨터 세터' 김호철, '블로킹의 명수' 이종경, '장신 공격수' 양진웅, '올라운드 플레이어' 노진수 등 기라성 같은 선수들을 배출시켰다.

이후 90년대에는 마낙길, 하종화, 윤종일, 강성형 그리고 임도헌 등 당대의 선수들이 현대자동차서비스의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서 활약했다. 2005년 프로배구 출범 이후에는 후인정과 숀 루니(미국) 등이 활약하며 팀을 두 차례 정상에 올려놓았다.



현대캐피탈은 한국배구를 대표하는 공격수들의 계보가 꾸준하게 이어졌다. 마낙길과 하종화는 국가대표에서도 한국의 공격을 책임진 거포였다. 여기에 '임꺽정'이란 애칭을 가진 임도헌은 호쾌한 강타로 공격 배구의 진수를 선사했다.

프로 출범 이후 가장 주목을 받은 선수는 단연 숀 루니다. 프로배구 초기 가장 빼어난 활약을 펼쳤던 루니는 '한국형 외국인 선수'의 표준을 제시했다. 이러한 거룩한 계보는 현재 문성민이 이어가고 있다.

가장 공격적이면서도 체계적인 마케팅 역시 이 팀의 특징이다. 천안을 '배구 도시'로 만든 마케팅은 좋은 사례로 남았다. 프로배구는 아직 지역 연고제가 정착하지 않았다. 각 팀별로 연고지가 있지만 완전하게 연고제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캐피탈은 프로배구의 지역 연고제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재 현대캐피탈은 천안 지역에 새로운 팀 숙소와 훈련장 건립을 진행 중에 있다. 연고지에 머물면서 지역 팬들과 더욱 가깝게 다가서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 현대캐피탈 선수단의 숙소(위)와 훈련 체육관 앞의 정경

팀 전력과 올 시즌 전망

현대캐피탈의 최고 장점은 경험이 풍부한 두 명의 세터를 보유하고 있는 점이다. 김호철(러시앤캐시) 감독과 신영철(대한항공) 감독의 계보를 잇는 세터로 평가받는 최태웅이 팀을 이끌고 있다. 최태웅과 함께 국내 세터를 양분하는 권영민도 버티고 있다.

올 시즌 현대캐피탈의 외국인 선수인 밋자 가스파리니(슬로베니아)는 "세터 두 명 모두 훌륭하다. 생각의 플레이가 정말 빠르다. 세터 2명이 알아서 맞춰준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실제로 공을 받아보니 대단했다. 이탈리아에서 뛸 때와 공인구가 달라 적응기간이 필요하겠지만 세터 2명을 보니 걱정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팀 전력의 핵심은 뭐니 뭐니 해도 문성민이다. 국내 공격수들 중 가장 빠른 스윙을 지닌 문성민은 지난 시즌 발목 부상으로 날갯짓을 펼치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재활과 치료를 제대로 받았기 때문에 몸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하종화 현대캐피탈 감독은 "문성민 같은 큰 선수가 코트에서 제대로 활약해줘야 우리 팀이 살 수 있다. 올 시즌에는 문성민이 팀에서 꼭 필요한 선수가 되어야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산악은 물론 힐링캠프를 통해 정신적인 부분도 단련을 했다. 팀 선수들은 지난 9월초 강원도 홍천으로 '힐링캠프 훈련'을 다녀왔다. 캠프에 참여한 선수들은 산림치유명상은 물론 자신의 속내를 터놓고 동료들과 대화하는 시간도 가졌다.



하 감독은 "피트니스를 통해 선수들의 유연성을 높였다. 이 부분은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또한 힐링 캠프도 다녀왔는데 선수들의 단합과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서였다.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는 과정에서 팀의 단결력을 더욱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현대캐피탈은 선수들의 기량은 뛰어났지만 정신적인 부분에서 삼성화재에 밀린 적이 있었다. '우리를 이겨야 상대를 이길 수 있다'는 격언처럼 자신들을 되돌아보기 위해 이러한 프로그램을 수행했다.

'코트의 신사'로 90년대 큰 인기를 누린 하 감독은 한국은 물론 아시아를 대표한 '거포'였다. 공격적인 배구를 추구할 것처럼 보이지만 기본기와 팀워크를 최우선으로 내세우고 있었다.

하 감독은 "배구는 단체 운동이기 때문에 자기를 희생할 수 있는 플레이가 필요하다. 자신이 아닌 전체를 위한 배구를 해야 우승권에 다가갈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진 = 하종화 감독 (C) 엑스포츠뉴스DB, 문성민, 현대캐피탈 (C) 현대캐피탈 구단 제공]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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