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잠실, 강산 기자] 497일 만의 선발 등판, 1464일 만에 선발승을 노렸지만 별 다른 소득은 없었다. 제구 불안에 대한 숙제만 남겼다. 두산 베어스 좌완 이혜천 이야기다.
이혜천은 29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LG 트윈스전에 선발로 나서 3⅓이닝 동안 9피안타 3탈삼진 3볼넷 8실점을 기록한 뒤 마운드서 내려갔다. 지난해 5월 21일 대구 삼성전 이후 497일 만에 선발로 나선 그는 제구 불안을 전혀 떨쳐내지 못한 모습이었다. 특히 1회부터 매 이닝 실점이 계속됐다. 지난 2008년 9월 26일 잠실 삼성전 이후 1464일 만의 선발승은 요원해 보였다. 2008년 10월 1일 이후 계속된 LG전 4연패의 사슬도 끊어내지 못했다.
이혜천은 1회말 선두타자 오지환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곧이어 도루까지 내줘 무사 2루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이진영과 정의윤을 나란히 147km 직구로 루킹 삼진 처리하며 위기를 넘기는 듯했다. 하지만 후속타자 박용택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준 뒤 최영진에게도 볼넷을 내줘 위기는 계속됐다. 하지만 김태완을 풀카운트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 위기를 넘겼다.
2회에는 2아웃을 잘 잡은 뒤 정주현에게 볼넷과 도루를 허용,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오지환에게 좌중간 적시타를 얻어맞고 2점째를 내줬다. 하지만 계속된 위기에서 이진영을 3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추가 실점은 막았다.
3회에도 실점은 계속됐다. 선두타자 정의윤을 2루타로 출루시킨 뒤 박용택의 땅볼로 1사 3루 위기에 몰린 이혜천은 최영진에게 2루타를 맞고 3점째를 내줬다. 김태완을 포수 파울플라이로 돌려세우며 한숨을 돌렸지만 곧바로 조윤준에게 적시타를 맞고 4점째를 내줬다. 김영관을 뜬공으로 잡고 위기에서 벗어났지만 4점 가운데 3점을 2사 후 내줬다는 점은 아쉬웠다.
위기는 그칠 줄을 몰랐다. 이혜천은 4회말에도 선두타자 정주현에게 안타를 내준 뒤 오지환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이진영, 정의윤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5점째를 내줬다. 박용택에게도 내야 안타를 맞고 1사 만루 위기에 몰리자 더 이상 버티기는 힘들었다.
결국 이혜천은 주자 3명을 남겨둔 채 '루키' 변진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69개의 투구수 가운데 스트라이크 38개, 볼 31개로 비율이 좋지 못했다. 1회와 2회에는 안타 2개와 볼넷 3개를 내줬고, 3회와 4회에는 볼넷을 1개도 내주지 않았지만 안타 7개를 맞으며 무너졌다. 직구 최고 구속이 147km까지 나오는 등 공에는 힘이 있었지만 제구가 되지 않자 손쓸 방법이 없었다.
이후 마운드에 오른 변진수가 최영진에게 안타, 조윤준에게 싹쓸이 2루타를 내줘 이혜천의 자책점은 총 8점으로 늘어났다. 오른쪽 종아리 통증으로 휴식 중인 김선우를 대신해 마운드에 올랐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6.11에서 7.45까지 치솟았다.
[사진=이혜천 ⓒ 잠실,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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