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LIG손해보험은 걸출한 공격수의 계보가 이어진 팀이다. 금성전기통신 시절 강만수-강두태를 필두로 이상렬-강호인-구본왕-김성채-이경수-김요한의 계보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경수(33, LIG손해보험)는 한양대시절부터 한국을 대표하는 '거포'였다. 198cm 장신 공격수인 그는 공격뿐만이 아니라 수비와 리시브 블로킹까지 잘해내는 '올라운드 플레이어'였다.
그러나 이경수 이후로는 파워넘치는 공격과 리시브, 수비 능력을 모두 겸비한 선수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마지막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남은 그는 올 시즌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지난 2002년 LIG손보의 전신인 LG화재에 입단한 그는 지금까지 우승 경험이 없다.
프로리그 출범 후 LIG손보는 이경수라는 걸출한 공격수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수비와 세터에서 문제점을 드러내며 우승권에 근접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 2011~2012 시즌에는 상무신협을 제외한 프로 6개 구단들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경수는 부상으로 인해 시즌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달에 열린 수원컵대회에서 정상에 등극했다. 결승전에서 삼성화재를 꺾은 LIG손보는 다가오는 2012~2013 시즌의 우승후보 중 한 팀이다.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가 일찍 팀을 나가면서 국내 선수들끼리 호흡을 맞출 시간이 있었어요.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연습을 해왔는데 이러한 점이 효과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기에 (하)현용이가 센터로 가세하면서 전력이 더욱 좋아졌어요."
어느덧 팀의 맏형이 된 그는 "장기레이스인 정규시즌에서는 부상이 가장 걱정스럽다"고 털어놓았다.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부상문제입니다. 지난 시즌 굵직한 선수들이 부상으로 몇 게임을 소화하지 못하고 전력에서 나간 점이 아쉬웠어요. 지금은 웨이트 훈련을 하면서 부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20대 시절 이경수는 팀의 해결사로 활약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공격을 책임져줄 김요한(27)이 라이트에 버티고 있다. 여기에 새로운 외국인 선수인 까메오와 현대캐피탈에서 유니폼을 갈아입은 주상용(30)도 가세했다.
이 상황에서 이경수는 가장 중요한 직책을 맡았다. 서브리시브와 수비 등 팀의 궂은일을 해주는 '살림꾼'이 그의 역할이다.
"공격 외에 서브리시브도 하고 있는데 솔직히 많이 힘들어요.(웃음) 저는 어려서부터 리시브와 수비를 했기 때문에 숙련이 됐지만 체력 문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공격과 리시브를 모두 소화하면서 체력을 유지하는 것은 힘든 일이죠. 하지만 이번 수원컵에서는 (주)상용이가 리시브에서 많이 도와줬기 때문에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있었습니다."
이경석 LIG손보 감독도 "우리 팀의 보배는 이경수다. 경수가 없으면 경기를 쉽게 풀어가기 어렵다"며 이경수의 높은 비중을 강조했다.
이경수는 신진식 홍익대 감독과 함께 한국남자배구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공격도 잘하지만 수비에서도 제 역할을 다하는 전천후 선수였던 점의 그의 가치를 높였다.
누구보다 우승에 목이 마른 이경수는 "정규시즌에서 우승을 하려면 모든 것을 잘해야겠지만 서브리시브가 가장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우리 팀은 공격진은 좋은데 서브리시브가 취약해서 늘 고전했어요. 서브리시브와 세터가 안정감을 되찾으면 공격은 자연스럽게 플러스 효과를 받습니다. 이 부분이 안정되면 수원컵보다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프로 10년 차를 넘긴 이경수는 후배들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매순간마다 경기를 즐기면서 했으면 좋겠어요. 경기 도중 실수는 할 수 있는 거니까 여기에 너무 연연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근성도 잊지 말도록 당부하고 싶어요."
[사진 = 이경수 (C)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