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복잡하게 '경우의 수'를 따질 필요가 없어졌다. '괴물 투수' 류현진(한화 이글스)의 7년 연속 10승을 위한 조건은 단 한 가지. 남은 선발 등판에서 모두 이겨야 한다.
류현진은 18일 포항구장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 6이닝 7피안타 7탈삼진 2볼넷 3실점의 호투를 선보였지만 결과는 패전이었다. 시즌 9패(8승)째. 평균자책점도 2.76에서 2.82로 올라갔다. 6회 2사 후 나온 실책은 너무나 뼈아프게 작용했다.
이제 류현진에게는 두 번의 선발 등판 기회가 남아고 볼 수 있다. '깜짝 구원'으로 나서지 않는 이상 횟수에는 변함이 없다. 일반적으로 화요일 선발 투수는 4일 휴식 후 일요일에 나선다. 그렇다면 류현진이 23일에 등판해야 하지만 한화는 오는 23일이 휴식일이다. 즉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5일 휴식 후인 24일, 잠실 두산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날 승리를 거둔다면 9승, 7년 연속 10승에 1승만을 남겨놓게 된다. 4일 휴식 후 29일 대전 넥센전에 나서거나 혹은 6일을 쉰 뒤 다음달 1일 SK전에 선발 등판하게 된다. 모두 홈경기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홈 팬들 앞에서 7년 연속 10승을 달성하는 것이다.
류현진은 18일 경기에서 6회 2아웃까지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아웃카운트 1개만 잡아내면 28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과 함께 승리 요건을 이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진갑용의 땅볼 타구를 잘 잡아낸 2루수 하주석의 송구를 1루수 장성호가 뒤로 빠뜨리는 바람에 무실점 행진이 깨졌다. 기록상으로는 내야 안타에 이은 실책이었지만 장성호가 하주석의 송구를 잘 잡아냈다면 아웃 타이밍이었다.
다소 흔들린 류현진은 이지영에게 볼넷, 대타 강봉규에게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맞고 3실점했다. 팀이 패하면서 그는 패전의 멍에를 써야 했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 전까지 3경기에서 전승-무실점 행진을 이어왔다. 하지만 6회를 마감하는 데 실패하면서 7년 연속 10승의 문은 더욱 좁아졌다. 2회 무사 1, 3루, 3회 1사 1, 3루 위기를 완벽하게 틀어막았지만 아웃카운트 1개가 절실한 상황에서는 도움을 받지 못했다.
이는 류현진이 아무리 완벽한 투구를 선보이더라도 동료의 도움이 있어야 승리투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올 시즌 25경기에 선발 등판해 20차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고도 8승이라는 기록이 이를 증명한다.
류현진이 남은 시즌 선발로만 등판한다고 봤을 때 통산 97승인 류현진의 최연소 통산 100승 달성은 쉽지 않아졌다. 탈삼진 191개(2위 유먼 139개, 18일 기준)로 이 부문 타이틀은 떼놓은 당상이다. 하지만 10승은 에이스의 자존심과도 같다. 시즌 10승 달성에 성공하면 7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 기록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은 선발 등판에서 '무조건' 이겨야 한다. '괴물'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사진=류현진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