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불운이었다. 한화 이글스의 '괴물 투수' 류현진이 실책 하나에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단순한 실책 1개로 치부하기에는 그 파급 효과가 너무나 컸다.
류현진은 18일 포항구장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7피안타 7탈삼진 2볼넷 3실점의 호투를 선보였지만 결과는 패전이었다. 시즌 9패(8승)째. 평균자책점도 2.76에서 2.82로 올라갔다. 6회 2사 후 나온 실책이 너무나 뼈아프게 작용했다
최근 22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던 류현진에게는 거칠 것이 없어 보였다. 게다가 지난 12일 삼성전서 6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시즌 8승에 성공했기에 자신감을 가질 만했다. 실제로 류현진은 5회까지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으며 호투를 펼쳤다. 2, 3회 계속해서 1, 3루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이며 실점하지 않았다.
1회를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아낸 류현진은 2회 선두타자 박석민에게 볼넷, 최형우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1사 1, 3루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류현진의 진가가 드러났다. 그는 후속타자 진갑용-이지영-조동찬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결정구는 모두 직구였다.
3회도 위기였다. 류현진은 3회초 선두타자 김상수에게 안타를 내준 뒤 배영섭은 1루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냈다. 하지만 박한이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1사 1, 3루 위기에 몰렸다. 이번에도 그의 위기관리 능력이 빛났다. 류현진은 상대 중심타자 이승엽을 헛스윙 삼진, 박석민은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우고 또 한번 위기에서 벗어났다.
4회를 삼자범퇴로 마무리한 류현진은 5회 2아웃을 잘 잡고 배영섭에게 좌전 안타를 내줬다. 하지만 박한이를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마감,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하지만 6회는 류현진에게 악몽과도 같았다. 류현진은 선두타자 이승엽에게 안타를 내준 뒤 박석민을 3루수 땅볼, 최형우를 삼진 처리하며 한숨을 돌리는 듯했다. 여기서 진갑용의 땅볼 타구를 2루수 하주석이 잘 잡아낸 뒤 1루에 송구했지만 1루수 장성호가 이를 잡지 못해 첫 실점을 내줬다. 기록은 하주석의 실책. 하지만 장성호가 충분히 잡을 수 있었던 송구였기에 아쉬움이 남았다.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류현진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후속타자 이지영을 볼넷 출루시킨 데 이어 대타 강봉규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맞고 역전을 허용했다. 6회에만 3실점. 후속타자 김상수를 중견수 뜬공 처리, 이닝을 마감했지만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6회까지 류현진의 투구수는 112개. 7회부터 정민혁에게 마운드를 넘겨야 했다.
이날 류현진은 최고 구속 150km의 직구에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을 적절히 섞어 던지며 삼성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하지만 악몽의 6회, 이닝을 마감할 수 있는 상황에서 나온 실책 1개는 그의 승리 투수 요건을 앗아갔다. 게다가 실책이 겹친 6회 3실점은 모두 그의 자책점으로 기록됐다.
기록은 진갑용의 내야안타에 이은 실책. '원 히트 원 에러'였다. 2루 주자 이승엽이 3루까지 진루한 뒤 실책으로 홈을 밟은 것으로 인정됐기 때문이다. 1루수 장성호가 하주석의 송구를 잘 잡았다면 아웃시킬 수도 있었지만, 야구는 결과론이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발생한 실책에 팀의 승리와 류현진의 9승은 하늘 위로 날아갔다. 5회까지 기록 중이던 27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도 함께 마감됐다.
[사진=류현진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