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덕중 기자] K리그 '신흥 강호' 제주 유나이티드가 무승의 늪에 빠졌다.
제주는 16일 전북과의 K리그 31라운드 홈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입도 홈 100번째 경기이자 상위리그 첫 판에서 아쉬운 패배를 당한 제주는 최근 9경기 연속 무승(4무 5패)의 깊은 수렁에 빠져 있다.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부상 악몽이 꼽힌다. 10라운드 경남전에서 간판 수비수 홍정호가 치명적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며 수비 불안에 시달리기 시작했고 그의 공백을 메우던 마다스치, 최원권, 한동진 등 수비자원들도 크고 작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던 바 있다. 그 결과 제주는 상위리그 8개팀 중 가장 많은 실점(44골)을 내주고 있다.
공격의 핵인 산토스의 부상도 치명타였다. 산토스는 지난달 1일 대전과의 FA컵 8강전에서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13골 9도움을 기록하며 제주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하지만 산토스가 빠지자 제주의 화력은 주춤했고 이후 정규리그 9경기에서 단 한 차례도 승리하지 못하고 있다. 산토스는 1일 포항과의 FA컵 4강전에 교체 출전했지만 부상 재발로 인해 다시 재활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자일(14골 7도움) 송진형(8골 5도움) 서동현(9골 3도움) 등 주축 선수들이 제몫을 다하고 있지만 부상으로 인한 전력 약화로 한정된 스쿼드를 가동하다 보니 쫓고 쫓기는 순위 경쟁을 이겨내기엔 벅찰 수밖에 없다. 특히 심리적, 체력적 부담이 큰 원정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제주는 최근 원정 10경기에서 6무 4패로 부진하다.
아직 희망은 있다. 신예 수비수 한용수와 오반석이 날카로운 태클과 강력한 대인 방어로 홍정호의 향수를 서서히 지우고 있으며 전방위 공격 카드인 강수일 역시 연일 맹활약을 펼치며 브라질 공격수 마르케스의 부진을 씻어내는 등 팀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새내기 공격수 진대성은 전북전에서 인상적인 프로 데뷔전을 치르며 기대감을 한껏 드높였다.
박경훈 감독은 기존 자원을 활용해 부진에서 벗어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홍정호, 산토스의 부상은 아쉽다. 하지만 한 두 명의 선수가 빠진다고 흔들리면 강팀이 될 수 없다. 다양한 실험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사진 = 제주 유나이티드 ⓒ 엑스포츠뉴스DB]
김덕중 기자 djkim@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