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빅보이' 이대호(30, 오릭스 버펄로스)와 나카무라 다케야(세이부 라이온즈)의 다툼으로 좁혀졌던 일본 프로야구 퍼시픽리그 홈런왕 경쟁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4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나카타 쇼(니혼햄 파이터즈)와 윌리 모 페냐(소프트뱅크 호크스)도 사정권 안에 들어왔다.
나카타는 11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지바현 QVC마린필드서 열린 2012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와의 경기에서 5회 시즌 20호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페냐도 같은날 라쿠텐전서 솔로 홈런을 기록, 2경기 연속 홈런으로 이대호(21개)에 1개 차로 따라붙었다. 선두 나카무라(22개)와는 2개 차.
나카타는 사실 7월까지만 해도 홈런이 11개에 불과, 홈런왕 경쟁과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하지만 8~9월에만 9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단숨에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시즌 타율은 2할 3푼 7리(464타수 110안타)에 불과하지만 최근 홈런 페이스는 가장 좋다. 페냐도 2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하며 타격감를 끌어올리고 있다.
8월 한 달간 7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이 부문 선두까지 치고 올라온 나카무라도 9월에는 단 1개의 홈런도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이대호도 나카무라와 마찬가지로 9월 들어 홈런이 1개도 없다. 8~9월 홈런 갯수를 비교해 보면 나카타가 9개로 가장 많고 페냐(8개), 나카무라(7개)가 뒤를 잇고 있다. 이대호는 3개에 그치며 홈런 부문 선두를 나카무라에 내준 상황이다. 최근 홈런 페이스는 가장 떨어지는 것이 사실.
잔여 경기만 놓고 보면 나카무라가 23경기, 이대호와 나카타, 페냐가 각각 20경기씩 남겨두고 있다. 현재(12일 기준) 니혼햄과 세이부는 퍼시픽리그 1, 2위를 다투고 있다. 니혼햄(63승 9무 52패)이 세이부(61승 8무 52패)에 1경기 앞서 있는 상황. 소프트뱅크(59승 11무 54패)도 1위와는 3경기 차에 불과하다. 순위 경쟁에 대한 부담은 세 선수의 홈런왕 경쟁에 불리한 조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이대호의 오릭스는 50승 64패, 1위에 무려 12.5경기 차로 뒤진 리그 최하위에 처져 있다. 그만큼 부담 없는 스윙을 할 수 있다는 점은 순위 경쟁 중인 세 선수에 비해 유리한 부분이다.
이대호는 올 시즌 현재 78타점으로 나카지마 히로유키(69타점)를 9개 차로 제치고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약한 팀 타선으로 인해 선두타자로 주로 나서는 점에 비춰봤을 때 그야말로 대단한 기록이다. 이를 홈런왕 경쟁을 위한 장점으로 만들 필요도 있다. 선두타자로 나서 장타를 노리는 스윙을 가져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다.
4파전 구도가 형성된 퍼시픽리그 홈런왕 경쟁, 마지막까지 눈을 뗄 수 없는 일본프로야구의 흥밋거리라고 할 수 있다. 이미 3차례 홈런왕(2008, 2009, 2011)을 차지한 나카무라가 타이틀 방어에 성공할 지, 이대호-나카타-페냐 가운데 한 명이 처음으로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쥘 지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린다.
[사진=이대호 ⓒ SBS CNBC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