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대전, 강산 기자] 볼넷이 관건이다.
야구에서 4할 타율은 그야말로 '신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 무대에서는 프로 원년인 1982년 백인천(.412, 당시 MBC 청룡), 메이저리그서는 1941년 테드 윌리엄스(.406, 보스턴 레드삭스) 이후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고 있다. 1994시즌 이종범(해태 타이거즈)이 3할 9푼 3리로 4할 타율에 가장 근접했지만 끝내 벽을 넘지는 못했다. 그만큼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다.
올 시즌 한화 이글스의 '돌아온 거포' 김태균이 꿈의 타율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쉽지 않은 도전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그는 올 시즌 3차례나 4할의 벽이 무너졌음에도 거짓말처럼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달 3일 SK전 이후에는 한 차례도 4할 타율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꾸준히 3할 9푼 안팎의 타율을 유지하며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김태균은 5일 대전 두산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4할 칠 수 있을 것 같다. 몸이 점점 올라오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한화 김용달 타격코치도 "긍정적으로 본다"며 "체력도 비축됐고 날씨가 선선해지니 좋아질 것 같다. 특히 시즌 초반(봄)에 한창 좋았던 타격 스탠스로 바뀌었다. 본인이 4할에 대한 오기도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4할은 쳐도 쳐도 안 올라간다"는 것이 김 코치의 설명. 김 코치는 "4할에서 내려오는 것은 쉽다. 그런 부분이 부담이 될 것이다"며 1982년 4할 타율을 기록한 백인천 전 감독을 예로 들었다. 김 코치는 "당시에는 백 감독의 기량이 월등했다. 4할을 치는 것이 그리 힘들다고 못 느꼈다. 하지만 이번 도전은 쉽지 않다"고 말한다.
4할 달성을 위해 많은 안타를 때려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볼넷도 이에 못지않다. 타석에서 볼넷으로 걸어나간다면 한 타수를 줄일 수 있는 만큼 타율(안타/타수) 관리에 용이하다. 김태균은 올 시즌 420타석에 들어섰지만 324타수, 볼넷(66개)과 사구(7개)로만 73타수를 줄였다.
김태균은 "대충 치지 않고 볼넷이라도 골라 나가면 타율 관리를 할 수 있다. 안 좋다고 대충 휘두른다면 이후에 치고 나갈 때도 힘들다. 안 좋을 때 볼넷을 골라 출루하는 것은 팀에게도 좋다"고 강조했다. 김 코치는 "정상적일 때는 (김)태균이도 비슷하면 치려고 한다"며 "볼넷은 상대할 의지가 없을 때 나온다. 태균이가 시즌 초보다는 공격적이기 때문에 더욱 늘어나는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올 시즌 MVP에 대한 질문에 "난 자격이 없다. 팀이 최하위인데 받을 자격이 있나"며 손사래를 치던 김태균이다. 하지만 4할이라는 상징적인 기록을 달성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김태균은 전날(5일) 경기 후 "이제 팀 성적에 대한 부담은 사라졌다"고 했다. 그만큼 기록에도 신경을 쓰겠다는 의미다. 개인 목표는 물론 팀을 위해서도 볼넷은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사진=김태균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