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시즌을 포기한다는 뜻은 아니다. 핑계보다는 남은 경기 잘 해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시즌 전 목표로 내걸었던 '60패'를 목전에 둔 LG 트윈스 김기태 감독의 얘기다.
하지만 현실은 슬프다. 30일 현재 LG의 시즌 전적은 45승 59패 3무, 승률 4할 3푼 3리다. 4위 두산과는 9경기 차. 김 감독이 목표로 내걸었던 '60패'에는 단 1패만이 남았다. 남은 26경기에서 25승 1패를 거둬야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불가능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김 감독은 전날(29일) 잠실구장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시즌 초 목표였던 60패는 수치상 조금 힘들지 않나 싶다. 감독으로서 욕심냈던 것이 사실이다"며 성적이 떨어진 것에 할 말이 없다. 내가 경솔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김 감독은 "최소 무승부 몇 경기를 염두에 두고 60패를 하면 승패 마진이 플러스 7승 이상은 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이것이 4강의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60패'를 4강 마지노선으로 잡았던 셈.
하지만 김 감독은 이내 웃음을 되찾았다. "그렇다고 시즌을 포기한다는 얘기는 아닙니다"라며 손사래친 김 김독은 "핑계보다는 남은 경기 잘해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이어 "선수들이 코치진을 통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메시지를 건네기도 했다"는 사연도 전했.
김 감독의 발언에는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의미도 숨어 있다. LG는 2009시즌부터 지난 3년간 9월 이후 부진에 시달렸다. 물론 4강 탈락이 확정된 뒤였지만 팬들의 실망감도 컸던 것이 사실이다.
2009시즌에는 9월 이후 4승 10패 1무로 시즌을 마쳤다. 2010시즌에는 9월 이후 4승 8패 2무로 5할을 밑돌았다. 4위 롯데에 3.5경기 차 뒤진 5위로 전반기를 마감했지만 6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16연패를 당하며 무너졌던 KIA 타이거즈보다도 낮은 순위였다.
지난 시즌에는 전반기를 4위(승률 .500)로 마쳤지만 후반기 들어 추락을 거듭하더니 9월 이후 7승 19패로 급전직하했다. 결국 5.5경기나 뒤져 있던 한화와 공동 6위로 시즌을 마쳐야 했다. 'DTD(내려갈 팀은 내려간다)의 저주'는 유행어처럼 번져 갔다. 결국 "시즌을 포기한 건 아니다"라는 김 감독의 발언은 지난 과오를 되풀이하지 말자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다.
최근 3년간 9월 이후에 더욱 쉽게 무너졌던 LG, 올해는 김 감독의 목표대로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선수들도 김 감독의 마음을 읽었던 걸까. LG는 29일 경기에서 투-타에서 조화를 이루며 두산에 3-0 완승, '시즌 60패'를 미뤘다. LG의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사진=김기태 감독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