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대전, 강산 기자] '쿵'하는 소리와 함께 최동수(LG 트윈스)와 장성호(한화 이글스)가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갑작스럽게 충돌했기에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다행히 두 선수는 얼마 지나지 않아 일어났다. 하지만 최동수는 더 이상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교체됐다.
LG 김기태 감독은 18일 대전구장서 열린 2011~2012 팔도 프로야구 한화와의 경기를 앞두고 지난 경험과 함께 최동수의 부상을 걱정했다. 더 큰 후유증이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은 이렇다. 최동수는 전날(17일) 5회초 안타성 타구를 때렸다. 그러자 한화 3루수 오선진이 그림 같은 다이빙캐치로 이를 잡아낸 뒤 침착하게 1루에 송구했다. 1루수 장성호가 다소 불안한 자세로 공을 잡아냈다. 아웃이었다.
하지만 장성호는 1루로 전력 질주하던 최동수를 보지 못했다. 두 선수는 그대로 충돌,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최동수는 장성호의 머리에 무릎을 부딪친 뒤 공중에서 넘어졌다. 잠시 후 장성호가 일어났지만 그라운드에 머리를 부딪친 최동수는 좀처럼 일어나지 못했다. 잠시 후 최ㄹ동수도 일어나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지만 더 이상 경기에 나서기엔 무리였다. 결국 최동수는 서동욱과 교체됐다.
김 감독은 18일 경기를 앞두고 "최동수는 괜찮다. 하지만 선발로 나서진 않는다"고 밝혔다. 최동수 본인도 경기 전 훈련을 소화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면서 "괜찮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감독은 신중했다. "어지럽다고 하면 큰일이다"면서 지난 경험을 얘기했다. 김 감독도 중학교 시절 1루에서 충돌한 적이 있다고 한다. 김 감독은 "정신 차려보니 4회에 수비를 하고 있더라. 어떻게 지나갔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며 "이후에 어지러워서 며칠간 입원했었다"고 덧붙였다. 그만큼 위험한 부상이라는 것이다.
최근에는 김태균(한화)과 채태인(삼성)의 사례를 들 수 있다. 김태균은 지난 2009년 4월 26일 잠실 두산전서 홈 쇄도 도중 포수 최승환(현 한화)과 충돌, 그라운드에 머리를 부딪치는 바람에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채태인은 지난 2010년 8월 26일 두산전서 파울플라이 타구 처리 도중 그라운드에 머리를 부딪쳤고 올 시즌에도 후유증은 이어졌다. 지난 시즌에는 경기 전 훈련 도중 어지럼증을 호소하기 일쑤였다. 머리 부상이 얼마나 큰 후유증을 불러일으키는지 보여준 예다.
김 감독도 이를 잘 알기에 최동수에게 휴식을 부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장 괜찮다고 해도 2차 후유증이 찾아오지 말라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날 최동수는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김 감독은 최근 팔꿈치 통증을 호소한 유원상도 곧바로 1군 엔트리서 말소시켰다. "더 큰 부상이 찾아올 수 있기에 보호 차원에서 조치했다"는 것이 김 감독의 설명이다. 김 감독은 지난 6월 22일 롯데전서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뒤 손등 부상을 당한 봉중근의 복귀에도 신중을 기했다. 당장의 성적보다는 부상 선수를 최대한 보호하며 훗날을 내다보는 김 감독의 선택이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김기태 감독, 최동수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