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국내 최초의 '도심형 음악 페스티벌'을 표방한 '슈퍼소닉 페스티벌'이 지난 14일과 15일 올림픽 공원에서 열렸다. 이틀에 걸친 이번 공연에는 연 인원 2만명 가까운 관객이 찾으면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기록했다.
이번 공연은 일본의 2대 락페스티벌 중 하나인 섬머소닉(Summersonic)과 연계해 처음 한국에 소개됐다. 특히 얼터니티브 록 의 살아있는 전설인 스매싱 펌킨스(The Smashing Pumpkins)와 신스 록의 창시자 뉴 오더(New Order), 21세기형 댄스 팝을 지향하는 포스터 더 피플(Foster The People), 빌보드 싱글차트에서 8주 동안 1위를 기록한 고티에(Gotye) 등이 참여해 음악팬들의 귀를 즐겁게 했다.
그동안 한국을 대표하는 록페스티벌로는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와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가 있었다. 이번 슈퍼소닉페스티벌은 대단한 흥행을 거둔 것은 아니지만 나름의 성과와 함께 앞으로 한국의 3대 여름 음악축제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
많은 이들의 기대 속에 열린 '2012 슈퍼소닉'을 정리해보았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록 축제
기존의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이나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은 모두 야외 공연장에서 개최됐다. 특히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마지막 날에는 비가 내려 음악 팬들은 우비와 우산으로 중무장한 채 공연을 즐겨야 했다. '슈퍼소닉 페스티벌'이 열렸던 이틀간도 폭우가 내렸지만, 주 공연이 열리는 체조경기장과 핸드볼 경기장 모두 실내인 덕분에 관객들은 '비에 젖는' 수고를 덜 할 수 있었다.
비와 바람에 둘러싸이면서도 '록 스피릿'을 외치는 '패기 넘치는'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날씨에 크게 구애 받지 않았기에 가족 단위로도 음악 축제를 즐기러 온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잠실에서 두 딸과 함께 공연장을 찾은 신지희(34)씨는 "예전부터 록 음악을 굉장히 좋아해서 이런 행사가 있을 때마다 자주 찾곤 했는데 결혼 이후 아이가 생기면서 여러가지로 불편한 점이 많아 한동안 올 수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록음악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행사가 있다고 하니 즐거운 마음에 이렇게 가족과 함께 오게 됐다"고 공연장을 찾은 이유를 말했다.
기존의 록 음악 페스티벌들이 '젊은 층이 찾는 곳'이라는 편견 아닌 편견이 있었다면, '슈퍼소닉 페스티벌'은 좀 더 다양한 연령층이 편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교통난 해소, 그것만으로도 절반의 성공
'슈퍼소닉 페스티벌'이 다른 음악 축제들에 비해 가장 돋보였던 점은 편리한 교통성이었다.
지산 포레스트에서 열리는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과 인천 정서진(경인아라뱃길 인천터미널)에서 진행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은 매년 반복되는 교통난으로 인해 홍역을 치르곤 했다.
'슈퍼소닉 페스티벌'은 '도심형 음악 페스티벌'을 표방한 만큼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에서 내려 바로 공연장으로 접근할 수 있는 올림픽공원에서 열려 팬들이 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공연장을 찾을 수 있게 했다.
음향문제는 '선방'…관객 동원력 해결은 '남은 숙제'
'슈퍼소닉 페스티벌'은 음악 축제의 '주'가 되어야 할 음향 문제에서 대체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좀 더 정교하게 다듬어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무대에 오른 아티스트들은 열정적인 공연으로 관객의 호응에 화답했고, 록 페스티벌의 특성상 시간이 지연되기 쉽지만 '슈퍼소닉 2012'에서는 짜여진 타임 테이블대로 완벽히 진행돼 공연을 즐기는 관객들의 불편함을 덜었다.
반면 보완해야 할 점도 여럿 있었다. 야외에 설치된 천막형 무대인 '잭 록스 스테이지'를 제외한 체조경기장과 핸드볼경기장은 워낙 규모가 크기에 스매싱 펌킨스, 뉴 오더 등 헤드라이너의 공연이 열릴 당시 많은 관객들이 자리를 채웠음에도 2,3층의 좌석이 비어 있어 공연장이 휑해 보이는 점이 아쉬웠다.
야외에 설치된 티켓 수령 부스에서는 직접 표를 구매해 입장하는 관객들보다 초대권 티켓을 수령하는 이들의 줄이 더 긴 모습이 보이면서 화려했던 홍보에 비해 실제 관객 동원력이 부족했던 부분이 드러나기도 했다.
또 록 페스티벌의 또 다른 재미라고 할 수 있는 음식, 주류를 판매하는 부스 역시 단 네 개에 불과해 여타 축제에서 느낄 수 있었던 먹고 마시면서 즐기는 페스티벌의 묘미는 제대로 느끼기 어려웠다.
그러나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는 말처럼, 부족했던 부분들을 개선해나간다면 올해 처음 열린 슈퍼소닉 페스티벌이 내년에는 더욱 알차고 멋진 무대로 관객을 찾아오는 모습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 슈퍼소닉 페스티벌 2012]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