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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런던] 굿바이 런던…17일간의 열전 총정리

기사입력 2012.08.14 09:07 / 기사수정 2012.08.14 09:13

김덕중 기자


런던 하늘을 수놓은 스타들…볼트, 펠프스, 드림팀


'세대에게 영감을(Inspire a Generation)'이라는 슬로건 아래 17일 동안 진행된 런던올림픽이 폐막했다. 미국은 8년 만에 종합순위 1위를 탈환하며 '스포츠 최강국'의 자존심을 드높였고 개최국 영국은 금메달 29개로 종합순위 3위에 올랐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스타들의 명승부도 기억에 남는다. 우사인 볼트(26, 자메이카)는 남자육상 100m, 200m, 400m 계주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하며 3관왕에 올랐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단거리 3관왕 2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27, 미국)는 4관왕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를 획득한 그는 개인 통산 올림픽 메달 수를 22개로 늘리며 올림픽 통산 최다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최고의 인기를 모은 미국 남자농구 '드림팀'은 농구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결승 상대 스페인을 상대로 고전했지만 미국 드림팀은 107-100으로 승리하며 자존심을 지켰다. 반면 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노렸던 브라질 축구대표팀은 망신을 당했다. 네이마르, 헐크 등 화려한 스쿼드에도 불구하고 대회 결승 멕시코전에서 내분을 겪으며 1-2로 패해 이번에도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스포츠코리아 종목별 명과 암


한국은 금메달 13개, 은메달 8개, 동메달 7개를 획득하며 종합순위 5위에 올랐다. 5위는 금메달 12개로 4위를 차지했던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최고 성적이다. 또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이룩한 역대 최달 메달과 타이를 기록했다. 한국이 '10-10 프로젝트'를 넘어 최상의 성적표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양궁, 펜싱, 사격의 선전이 큰 기여를 했다. 대표적인 효자 종목인 양궁은 남자 개인전에서 올림픽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하는 성과를 올렸다.여자 양궁 대표팀은 단체전 7연패를 달성하는 업적을 세웠다. 펜싱의 선전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당초 여자 플뢰레 개인전에 출전하는 남현희(31)가 유일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김지연(24)이 여자 샤브르 개인전에서 '깜짝 금메달'을 획득했고 남자 샤브르 단체팀도 감격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양궁, 사격, 펜싱에서 8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전통적인 메달밭인 태권도에서는 황경선의 금메달 1개에 그쳤다. 태권도는 세계 평준화가 진행되면서 ‘종주국’인 한국의 위상이 흔들렸다. 베이징올림픽에서 '효자 종목' 노릇을 톡톡히 한 역도의 몰락도 아쉬운 점이다. 그러나 '역도 여제' 장미란(29)은 메달 획득을 넘어 모든 국민들에게 감동을 안겨줬다.



1등만 기억하지 않겠습니다


올림픽에서 기억되는 선수들은 대부분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는 이들이다. 그러나 시상대에 서지 못해도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깊은 인상을 심어주는 선수들도 있다. 36년 만에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 한국여자배구대표팀은 세르비아, 브라질 그리고 이탈리아 등 강호들을 연파하며 4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올렸다. 메달 획득의 목표에 8부 능선을 넘었지만 세계랭킹 1위인 미국에 패해 결승진출이 좌절됐다. 또한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숙적' 일본에 패해 메달 획득의 꿈이 무산됐다. 한국의 에이스인 김연경은 홀로 200점이 넘는 득점을 올리며 런던올림픽 여자배구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4위 팀 선수가 MVP가 되는 것은 무척 이례적인 일이다. 김연경은 비록 꿈에 그리던 올림픽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지만 '여자배구의 메시'란 칭호를 들으며 세계 최고의 선수 반열에 올라섰다. '제2의 우생순'에 도전했던 여자핸드볼대표팀도 마지막까지 선전했지만 부상과 체력 저하를 이기지 못하고 아쉽게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또한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메달과는 상관없이 감동을 안겨준 이가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여성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육상 트랙에 섰던 사라 아타르는 여자 800m에 출전해 마지막까지 완주를 펼쳤다. 아타르의 기록은 예선 1위로 준결승에 오른 앨리시아 존슨(2분00초47)보다 무려 44초가 늦은 기록이었다. '아름다운 꼴찌'로 불린 아타르의 완주는 메달 획득이 아닌 '여성 차별의 벽'에 도전하고 있었다.



런던올림픽은 몇점짜리 올림픽이었을까


영국의 텔레그래프지가 이번 올림픽을 객관적으로 평가했다. 텔레그래프는 총 13개로 평가 항목을 구분했다. 시설 및 인프라, 자원봉사자, 국가 연주 등 세 항목에선 10점 만점에 10점을 부여했다. 이번 대회에 높은 관심을 갖고 얼굴을 자주 비췄던 영국 왕실과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 그리고 치안 및 보안 항목에선 9점으로 평가했다. 폭발적인 유동 인구를 소화한 런던의 대중 교통이 8점으로 뒤를 이었다. TV 방송과 인터넷을 통해 전 종목 중계에 나선 공영방송 BBC가 7점을 받았다. 9개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4개 항목에서는 5점 이하의 낮은 점수를 줬다. 영국 선수단의 부진을 야기했다는 데이빗 카메론 수상과 값비싼 주류 가격으로 '무알콜 대회'로 치러졌다는 점이 5점으로 낮게 평가됐다. 영국식 농담이다. 최악의 평점을 받은 항목 중 하나가 바로 입장권이었다. 일부에서는 표를 구해지 못해 난리가 났는데 정작 경기장에는 빈 관중석이 눈에 띄는 등 '티켓팅'과 관련된 문제가 대회 초반부터 여러차례 반복해서 발생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2점이 주어졌다.



굿바이 런던…4년 뒤 리우에서 만납시다


런던올림픽의 성화는 점화됐지만 올림픽은 영원하다. 4년 마다 한 번씩 찾아오는 올림픽의 시계 바늘은 영국 런던을 떠나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로 향하고 있다. 런던의 이별은 리우의 만남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브라질에서 열리는 리우올림픽은 4년 뒤인 2016년에 개막된다. 지구 반대편에서 열리는 리우올림픽 준비에 대한 카운트다운은 이미 시작됐다. 런던올림픽에서 종합 5위에 오른 한국은 스포츠 강국의 위상을 지키기 위한 4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은 금메달 13개를 획득했지만 4년 뒤를 대비해 보완해야할 점도 나타났다. 금메달 1개에 그친 태권도의 부활과 육상과 수영 등 기초종목의 분전이 이번 런던올림픽을 통해 드러났다. 올드보이에 의존한 탁구는 세대교체에 들어갔고 '포스트 박태환'은 물론 '포스트 장미란'도 새롭게 발굴해야 한다. 반면 런던올림픽을 통해 4년 뒤에 열리는 리우올림픽의 기대주들도 나타났다. 기계체조 도마 금메달리스트인 양학선은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천재 사격 소녀' 김장미도 리우올림픽의 기대주로 떠올랐고 '국민 요정' 손연재의 연기는 리우에서 더욱 절정에 다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덕중 기자 djkim@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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