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창원, 강산 기자] 추적추적 비가 내렸지만 '차세대 스타'들을 직접 보기 위한 팬들의 열정은 뜨거웠다.
2012 팔도 프로야구 퓨처스리그 올스타전이 열릴 예정이던 14일 창원 마산구장, 경기 시작 약 5시간 전부터 많은 팬들이 매표소 앞으로 하나 둘씩 몰려들었다. 오후 1시를 지나면서 빗줄기는 조금씩 굵어졌지만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들은 '차세대 스타'들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설렘에 들떠 있었다.
마산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NC 다이노스를 포함, 형형색색의 유니폼을 착용한 팬들이 하나 둘씩 눈에 띄기 시작했다. 아침 일찍 서울에서 출발한 원정 응원단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경기 시작을 한참 남겨둔 오전부터 매표소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2군 유망주들에게 힘을 실어줄 수만 있다면 이동 거리나 오랜 기다림쯤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자신을 LG 트윈스의 팬이라고 밝힌 장수연(26)씨는 "아침 일찍 서울에서 내려왔다"며 "사실 2군 경기에서 선수들을 응원하는걸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그들이 1군에 올라가서 팬들의 함성 소리를 듣길 바랐다. 하지만 이런 날에는 힘을 실어주면 좋겠다 싶어 경기장을 찾았다"며 들떠 있었다.
광주광역시에서 왔다는 박상민(22) 씨는 "친구인 (나)성범이가 NC에 지명된 이후부터 팬이 됐다"며 "야구를 그렇게 좋아하진 않았는데 요즘은 NC가 홈경기를 할 때마다 경기장을 찾는다"고 했다. NC의 창단 후 첫 경기인 넥센 히어로즈와의 퓨처스리그 경기를 보기 위해 전남 강진에도 찾아갔다고 한다.
박 씨는 "성범이도 우리가 오면 좋다고 한다"며 웃어 보인 뒤 "앞으로도 야구를 열심히 볼 생각"이라고 했다. 친구인 나성범의 이름과 등번호가 새겨진 NC의 홈 유니폼을 착용하고 온 그는 친구의 칭찬에 여념이 없었다. 광주 진흥고-연세대를 졸업하고 NC에 입단한 나성범은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2할 9푼 1리 8홈런 36타점의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팀 내 최고 인기 스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입장이 시작되자 이들은 재빨리 자리를 잡은 뒤 식전 행사인 팬 사인회에 참석하기 위해 바삐 움직였다. 선수들의 사인을 받기 위한 팬들이 하나둘씩 모여 긴 줄이 만들어졌다. 선수들의 사인을 받아들고 자리로 돌아가는 팬들의 입가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또한 이들은 마산구장의 시설에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 팬은 "너무 깔끔한 시설에 놀랐다. 1군 경기장으로 써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며 감탄했고, 경기장을 찾은 각 구단 관계자들도 "구장 정말 잘 돼있다"고 입을 모았다.
굵어진 빗줄기로 인해 취소됐던 홈런 레이스가 오후 4시 40분부터 재개됐다. 선수들의 호쾌한 스윙에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특히 마산 용마고 출신의 박헌도(넥센)와 홈팀인 NC의 나성범이 등장하자 팬들은 더욱 큰 환호를 보냈다.
홈런 레이스가 무사히 끝나자 본 경기 진행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오후 5시를 기점으로 빗줄기는 더욱 굵어졌다. '퍼붓는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의 폭우가 쏟아졌다. 정상적인 경기 진행이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경기장에 모인 3700여명(KBO 집계)의 팬들은 경기 개시에 대한 희망을 품고 자리를 뜨지 않았다.
결국 예정 시간인 오후 6시를 조금 넘겨 우천 취소가 결정됐다. 순연된 경기는 다음날인 15일 오후 2시에 치러지긴 하지만 팬들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이들은 취소가 결정된 후에도 쉽사리 자리를 뜨지 못했다. 쏟아지는 비에도 불구, 불평 한마디 없이 경기를 기다렸던 팬들은 다음날을 기약하며 발길을 돌렸다. 경기장을 떠나는 팬들은 "내일은 비 오면 안 된다"며 스스로 주문을 걸고 있었다.
[사진=퓨처스 올스타전 입장을 기다리는 팬들, 나성범, 비내리는 마산구장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NC 다이노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