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홍명보호엔 특징들이 있다. 여러 특징들이 지목되지만 오른쪽 풀백 역시 빠지지 않는 부분이다.
홍명보호의 오른쪽 풀백은 '존재감'이 있다. 지난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도 신광훈이 나서 '미친 존재감'을 과시한 바 있다. 이번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에서 오른쪽 풀백을 맡은 건 와일드 카드 김창수였다. 이날 경기는 김창수 차출 이유를 알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
김창수의 와일드 카드 선발을 놓고 활용법에 대한 궁금증들이 있었다. 당초 중앙 수비수 홍정호의 부상으로 이정수의 와일드 카드 차출이 유력했지만 무산되자 홍명보 감독은 부산 수비의 중심 김창수를 뽑았다. 중앙 수비수가 아닌 측면 수비수를 뽑은 것에 대해 의아해 하는 이들도 있었다.
한국의 2-1로 이긴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에서 김창수는 맹활약했다. 그 속에서 홍명보호 오른쪽 풀백의 비밀을 발견할 수 있다.
날카로운 공격가담과 자로 잰듯한 크로스
김창수는 뉴질랜드전에서 측면 수비수로 합격점을 받았다. 그의 활발한 움직임과 활약상은 홍명보 감독이 요구하는 바를 짐작케 했다.
우선 날카로운 공격가담과 크로스였다. 김창수는 뉴질랜드의 왼쪽 측면을 상대로 과감한 오버래핑을 선보였다. 가담은 곧 효과를 발휘했다. 상대 수비가 중앙으로 밀집된 가운데 측면에서 공격의 물꼬를 텄다.
전반 39분엔 공격 가담에 이어 안정적으로 볼을 컨트롤한 이후 날카롭게 빈 공간을 침투했다. 이에 당황한 뉴질랜드 수비는 프리킥을 허용했다.
크로스도 날카로웠다. 측면을 파고든 김창수는 자로 잰듯한 크로스로 골문 앞에서 문제를 야기했다. 또한 측면에서 중장거리 패스를 자주 시도했다. 김창수의 발을 떠난 공들은 측면 공간을 빠져 들어가는 선수들에게 정확하게 향했지만 비로 젖은 운동장 탓에 연결되진 못했다. 하지만 이도 김창수의 중요 임무 중 하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모습들은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의 신광훈의 활약과 유사했다. 지난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신광훈은 매서운 오버래핑과 정확도 높은 패스로 '미친 존재감'을 보인 바 있다.
'만능맨' 김창수, 어린 수비진을 진두지휘
김창수의 임무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홍정호와 장현수의 부상으로 대표팀의 수비진엔 결함이 있었다. 이를 메우는 것도 김창수의 몫이었다. 비교적 어린 데다 처음으로 발을 맞춘 김영권과 황석호에 대한 불안감이 없지 않았다.
이에 김창수는 경기에서 어린 수비진들을 진두지휘했다. 패널티박스 안쪽에서 위기가 발생했을 땐 중앙으로 적극 가담해 수비를 도왔다.소속팀인 부산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질식 수비의 한 축을 담당하던 김창수의 진가가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또한 여러 장면에서 김창수의 만능맨 기질이 발견된다. 긴 드로잉 능력을 비롯해 적시적소의 패스도 선보였다. 후반 27분 전방으로 침투하는 백성동에게 연결한, 절묘한 패스는 그대로 골찬스로 이어졌다. 여기에 소속팀 동료 박종우와의 찰떡궁합은 보너스였다.
올림픽대표팀은 김창수의 활약과 함께 2-1 승리를 거뒀다. 박주영의 선제골과 남태희의 결승골에 힘입어 런던으로 가는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이 가운데 홍명보호의 선택을 받은 김창수가 런던에서 홍 감독의 믿음에 보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홍명보호 (C) 서울 상암=권태완 기자]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