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상암, 조용운 기자] 마침내 박주영(아스널)이 환하게 웃었다.
런던올림픽에 나서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초청 올림픽대표 출정식'을 겸한 뉴질랜드와 평가전에서 박주영의 선제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승리도 승리지만 한국은 박주영이 골맛을 봤다는 것이 더 큰 수확이었다.
이날 경기의 화두는 단연 박주영이었다. 아스널에서 주전 경쟁에 고생하며 경기에 나서지 못한 기간이 상당했고 병역 논란까지 일며 이중고에 시달린 것이 꼬박 4개월이다.
논란이 계속 커지는 4개월 동안 박주영은 두문불출했고 오랜만에 홍명보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에 나섰던 지난 6월 그의 얼굴에는 어둠이 내리 앉아 있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홍명보호에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박주영의 첫 경기는 그래서 더욱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우선 박주영을 향한 선수단의 믿음과 기대는 상당했다. 경기를 하루 앞둔 13일 파주NFC(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열렸던 공식 기자회견에서 홍명보 감독과 구자철은 박주영의 몸 상태를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은 "본인이 득점하거나 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 팀과 본인 모두 상승효과를 가져다줄 것이다. 팀 안에서 좋은 역할을 기대한다"며 박주영의 활약을 내심 바라는 모습이었다.
함께 몸을 부딪치며 훈련 중인 구자철의 생각은 더욱 확고했다. 구자철은 "일본에서 박주영의 몸 상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아주 좋아보였고 일본에 있는 팀과 함께 같은 훈련을 해와선지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었던 거 같다"며 "대표팀에서 훈련하니 더욱 몸이 올라온 모양새다. 가지고 있는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박주영의 발끝을 기대했다.
그 믿음은 경기에서 바로 나타났다. 136일 만에 공식전에 모습을 드러낸 박주영은 최전방과 2선 가리지 않고 움직이며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음을 내비쳤다.
몸이 가볍자 특유의 결정력이 꿈틀댔고 전반 17분 감각적인 힐킥으로 뉴질랜드의 골망을 갈랐다. 고대하던 골이 터지자 박주영은 환하게 웃었고 동료도 자기가 넣은 것처럼 함께 기뻐했다.
홍명보 감독의 말처럼 박주영의 골은 비단 박주영 본인에게만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다.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노리는 홍명보호에 박주영의 부활은 필수조건이었고 136일 만에 환하게 웃는 박주영의 모습에 박주영과 선수단은 물론 경기장을 찾은 팬들까지 반가운 하루였다.
[사진 = 박주영 (C)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