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전차 군단이 오렌지 군단을 누르고 죽음의 조에서 선두를 질주했다.
독일은 우크라이나에 위치한 메탈리스트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유로2012' B조 2차전에서 네덜란드를 2-1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이번 승리로 독일은 죽음의 B조에서 8강행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최전방을 책임진 마리오 고메즈는 지난 포르투갈전 결승골에 이어 멀티골을 넣는 맹활약으로 독일 득점원으로 떠올랐다. 이번 경기 2골로 고메즈(3골)는 러시아의 알란 자고예프(3골)와 함께 득점 공동선두에 올라 득점왕 경쟁에도 불을 짚였다.
한편 패한 네덜란드는 자존심을 구겼다. 이번 대회 우승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네덜란드는 전반에 내준 2실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무너졌다. 네덜란드는 2패를 기록해 조 최하위에 랭크됐다.
이번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했던 네덜란드는 특별한 변화를 주지 않았다. 수비라인에 요리스 마테이센이 합세했다. 전방은 변함없이 로빈 반 페르시가 섰고 이브라힘 아펠라이와 베슬리 스네이더, 아르옌 로벤 등이 그 뒤를 받쳤다.
독일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난 포르투칼전에 나섰던 선수들이 모두 포진됐다. 1차전 결승골 주인공인 고메즈를 주축으로 메수트 외질과 루카프 포돌스키, 토마스 뮐러가 공격 선봉에 섰다.
경기 초반 주도권은 네덜란드가 가져갔다. 네덜란드는 특유의 패스 축구로 점유율을 높였다. 전반 7분만에 좋은 기회를 맞았다. 후방에서 바로 띄워준 패스를 반 페르시가 무아지경에서 발을 갖다 댔지만 약하게 맞고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 품에 안겼다.
곧바로 독일이 반격했다. 반격 기회를 엿보던 독일은 전반 8분 외질이 논스톱 슈팅을 때렸지만 골키퍼에 막혔다.
전반 중반이 흐르면서 양 팀은 지루한 공방전을 벌였다. 네덜란드는 왼쪽의 아펠라이의 돌파와 반 페르시의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기회를 만들어냈지만 확실한 슈팅으로 잇진 못했다. 반면 독일은 공격진들 간이 세밀한 연계 플레이와 공간 침투로 기회를 노렸다.
그러던 전반 24분 선제골이 독일에게서 터졌다. 고메즈가 바스티안 슈바인스타이거의 패스를 마르세유턴으로 받아내며 수비를 완전히 벗겨 내 침착한 마무리로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마음이 급해진 네덜란드는 공격의 속도를 높였다. 전반 26분 중앙으로 파고들던 로벤이 회심의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노이어 골키퍼 정면을 향했다. 35분경까지 계속해 볼 소유권을 점유했지만 골은 터지지 않았다.
그 사이 독일이 또 다시 추가골에 성공했다. 이번에도 슈바인스타이거-고메즈 콤비가 해결했다. 슈바인스타이거의 패스를 따라 수비의 빈 공간을 잘 빠져 들어간 고메즈는 여유있는 오른발 슈팅으로 그물을 갈랐다.
네덜란드는 후반 들어 공격 자원을 일제히 투입했다.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득점왕 클라스 얀 훈텔라르와 하파엘 반 더 바르트를 투입해 만회골 사냥에 나섰다.
네덜란드는 별다른 소득을 찾지 못했다. 대신 독일의 역공이 매서웠다. 후반 7분 공격진영까지 올라 선 마츠 훔멜스가 아크 정면에서 왼발 슈팅으로 골을 노려봤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재차 이은 슈팅은 코너킥으로 이어졌지만 득점과는 거리가 멀었다.
후반 13분엔 오랜만에 네덜란드가 좋은 찬스를 만들어냈다. 왼쪽에서 올라온 땅볼 크로스를 반 페르시가 전매 특허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노이어의 동물적인 선방에 막혀 무산됐다. 후반 17분엔 스네이더가 오른발로 위협적인 중거리슛을 날리기도 했지만 골로 이어지진 않았다.
경기는 지루함 속에 흘러갔다. 볼 소유권은 계속 네덜란드에게 있었지만 여전히 골은 터지지 않았다.
그러던 후반 28분 그토록 열리지 않던 독일의 골문이 열렸다. 네덜란드가 만회골을 터트리며 추격 의지를 불태웠다. 로빈 반 페르시가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 강슛으로 골문 오른쪽 구석을 갈랐다.
득점 포문이 열리자 네덜란드는 공세의 고삐를 더욱 당겼다. 전방의 공격진은 계속해 기회를 노리며 독일 수비진을 위협했다. 후반 말미엔 디르크 쿠잇을 투입해 공격에 활력을 불어 넣으려 했다. 그 사이 독일은 미로슬라프 클로제와 토니 크루즈를 기용하며 확실한 승리로 마무리지으려 했다.
경기 막판까지 더 이상의 골은 터지지 않았다. 네덜란드는 동점골을 위해 열을 냈지만 무위에 그쳤다. 오히려 독일의 공세가 살아나며 수비하기에 급급했다. 결국 경기는 독일의 2-1 승리로 마무리됐다.
[사진=마리오 고메즈 (C) 스카이스포츠 홈페이지 캡쳐]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