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국내 스포츠는 이익을 창출하고 전문적인 선수들의 활동 공간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프로무대’와 이 프로무대에 진입하기 위한 비 프로들의 집단인 ‘아마추어 무대’로 분류할 수 있다. 종목마다 차이는 발생하겠지만 보통 아마추어 선수들이 성장하여 ‘미래의 프로선수’가 되는 것이 한국스포츠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그런데 얼마 전 흥미로운 소식을 접했다. 골프 세미프로를 준비 중인 한 고교유망주가 1라운드 72타 이븐파를 기록했다는 소식이었다. 물론 대단치 않은 소식으로 치부될 수 있다. PGA나 LPGA와 같은 수준높은 프로 골퍼들의 무대를 지켜 본 이들이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골프 전문가들의 이야기는 다르다. “세미프로 테스트에서, 그것도 고등학생이 72타를 기록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어지간한 세미 프로 선수들도 한 라운드에서 그 정도 기록을 내는 것은 힘들다”라며 해당 유망주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주인공은 현재 이천 이포고등학교 골프부에 재학 중인 박서인(18)군이다.
▲ 스윙 연습을 하는 박서인 군. 큰 경기에 약하다는 단점을 훈련으로 극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박서인은 “이포고등학교 골프부 창단 이후 최고의 스윙을 가진 선수다”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전도유망한 학생선수다. 아쉬운 것은 본 실력과 달리 큰 경기에 다소 약한 면이 있어 ‘세미프로 테스트’를 제대로 통과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더 나은 내일을 위하여 노력하는 아마추어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박수를 보낼 만 하다. 이러한 선수들 중에서 제2의 최경주나 김대섭 등이 나오기 때문이다.
큰 경기에 약하다는 단점을 극복하고 프로무대에 오른 이는 얼마든지 많다. LG의 임정우도 그런 선수 중 하나였다. 서울고 시절 2학년 때에는 팀을 청룡기 4강으로 이끌며 제법 두각을 나타냈던 그였지만, 3학년 때에는 ‘서울지역 랭킹을 다투는 투수’라는 평가가 무색할 만큼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물론, 지역예선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본선무대에 나오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지금은 2군에 내려가 있지만 그는 5월 한 달간 세 번의 선발 등판 기회에서 16과 1/3이닝을 소화하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스물 한 살이라는 그의 나이를 감안해 본다면, 향후 LG 마운드를 책임질 요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은 갖춘 셈이다.
또한 현재 리그 최고의 좌타자라 불리는 두산의 김현수는 아예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다. 이러한 가운데 뒤늦게나마 신고 선수로 입단해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
연일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프로스포츠. 그 뒤에는 이렇게, 말없이 뒤에서 자신의 몫을 다하는 아마추어 선수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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