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5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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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들의 자정능력 'I ♡ SOCCER'의 기적

기사입력 2006.01.19 12:52 / 기사수정 2006.01.19 12:52

김동식 기자


▲ 혹독한 A매치 신고식을 치른 장학영

2006 독일 월드컵을 향한 치열한 레이스가 시작되고있다. 대한민국 또한 그 중심에서 온국민의 기대를 받고있기때문에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 실망도 크다. 오늘(19일)새벽에 UAE 알 샤밥 클럽의 스타디움에서 허무하게 패배한채로 종료된 대한민국의 새해 첫 평가전이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어느 경기가 그렇듯, 지는날에는 네티즌들의 희생양이 되어야하는 선수가 최소 1명이상씩은 배출되는게, 요즘 우리네 풍토다. 이 경기에서 불행하게도 최악의 데뷔전을 치르게 된 장학영(성남)이 바로 네티즌들의 마녀사냥에 의해 낙점된 올해 첫 '사냥감'이었다.

그 화려한 스테이지는 바로, 장학영 본인의 개인 미니홈피(http://www.cyworld.com/hakyoung33)에서 벌어지게 되었다.

비실명으로 올라온 익명의 욕설들은, 인터넷에 더 이상의 정의와 최소한의 도덕은 사라진듯 하였다. '동물의 배설'이라고 비유해도 전혀 위화감을 느끼지 못할정도였다. 그러나 이 순간 성남의 서포터즈 사이트에 불현듯 지지자들의 결집을 촉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지지자들은 msn등 메신져를 통하여 이 사실들을 알렸고, 장학영에게 욕설을 퍼붓는 이들을 일갈하며 네티즌들과 싸움을 벌이게 되었다.

그리고 서포터즈에 의해 사태가 진정기미를 보였다. 이윽고 장학영의 가족이 쓴 호소문이 올라왔다. 그리하여 모두의 자숙이 필요한 이 시점에서, 갑자기 나타단 우리의 미꾸라지 친구(?) 한마리가 글을 쓴 가족에게까지 욕을 하며, 주변을 겉돌며 어떻게 욕을쓸까 궁리하던 과격한 친구들을 또다시 한번 자극시키며 물을 흐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선수의 가족의 감성적인 호소문은 급기야 국내최대의 축구카페 "I ♡ SOCCER'(http://cafe.daum.net/WorldcupLove)의 레이더망에 걸리게 되었다.

그 카페의 회원들은 이 사실을 알고 분노하며 장학영선수를 돕기로 한다. 이들은 어마어마한 머릿수로 장학영선수의 미니홈피를 점거하며, "숨어서 욕하는 각다귀는 물러가라" "장학영선수 힘내세요"를 연발했다. 악플러들이 바늘을 꽂을수있는 구석은 한군데도 찾아볼수 없었으며 얼른 방공호로 대피해도 모자랄 지경의 공습이었다.

덕분에 현재 이시간은 평온한 상태이다.

장학영 선수의 가족 장모씨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학영이는 지금쯤 경기가 안풀려서 뜬눈으로 밤을지새우고 있을거에요, 저도 오늘은 학영이와 같이 뜬눈으로 밤을 지새야겠네요. 성남의 서포터즈와 아이러브사커 여러분들께 정말 어떻게 고마워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생각보다 너무 힘드네요, 여러분들이 없었다면 정말 저혼자 감당할수 없는일이었을것입니다."라고 밝혔다.

서포터즈들과 카페의 회원들이 정말 수고를 많이해주었지만, '가족애'라는 것을 되뇌이며 네티즌들의 마음을 움직인 감동적인 호소문 하나의 힘이 이렇게 컸다는 사실을 부인할수는 없을것이다. 그 어느 누가 소중한 가족, 혹은 자신을 소중히 여겨주는 사람 없는이가 있겠는가? 극히 짧은시간에 수많은 일들을 담고있던 이 해프닝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던져주고있다.

올바른 자정을 위해 사투를 벌인 성남의 서포터즈와, I ♡ SOCCER 카페, 그리고 선수의 가족분들, 마지막으로 필드에서 죽을힘을 다해뛰는데 정작 자신은 입이 찢어지는 한이 있어도 말하지 못할 장학영선수.

이 모두에게 영광있으랴...

김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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