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여자 싱글 올림픽챔피언인 김연아(22, 고려대)와 현 세계챔피언인 카롤리나 코스트너(25, 이탈리아)가 한 무대에서 서게 됐다.
김연아와 코스트너는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 위치한 올림픽체조경기장 특설아이스링크에서 공개 연습과 기자회견에 응했다. 코스트너는 미셸 콴(미국), 이리나 슬루츠카야(러시아), 아라카와 시즈카(일본)에 김연아의 아이스쇼에 출연한 네 번째 여자 싱글 세계챔피언이다. 특히 현역 세계선수권 여자 싱글 우승자로서는 처음으로 김연아의 아이스쇼에 출연하게 됐다.
어려서부터 코스트너는 이탈리아 빙상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유망주였다. 지금까지 유럽선수권대회에서 네 번 정상에 등극했고 이탈리아 내셔널대회에서는 여섯 번에 걸쳐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08년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은메달을 획득하며 정상급 스케이터로 부각됐다. 하지만 경기 도중 손으로 빙판을 짚은 실수로 인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코스트너의 최종목표는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22, 일본)처럼 2010년에 열리는 밴쿠버 동계올림픽 메달권 진입이었다. 그러나 코스트너는 올림픽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점프 감각은 물론 멘탈마저 무너지면서 16위로 추락했다.
그러나 지난 2011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3위에 오르면서 재기에 성공했다. 그리고 여자 싱글 선수로서는 환갑의 나이인 25세에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코스트너는 2011~2012 시즌동안 7개의 대회에 출전해 무려 5번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프랑스 니스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생애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 안도 미키(25, 일본) 등에 밀려 정상에 다가서지 못했던 그는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는 행운을 누렸다.
물론 김연아가 출전하지 않은 점이 큰 호재로 작용했다. 코스트너는 러츠와 플립이 들어간 3+3 콤비네이션 점프가 없는 점프 구성으로 정상에 올랐다. 고난도의 기술보다 안정적인 연기로 무리 없는 연기를 펼친 것이 우승의 원인이 됐다.
김연아와 코스트너는 늘 경쟁 무대에서 치열하게 연기를 펼쳤다. 2008년 예테보리 세계선수권을 제외하면 승자는 언제나 김연아였다. 코스트너는 강자가 없는 무대에서 세계 정상에 등극했지만 25세에 이를 때까지 좋은 경기력을 유지시키는 '꾸준함'을 보여줬다.
김연아의 아이스쇼에 처음으로 초청을 받은 코스트너는 "이 쇼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김연아의 아이스쇼 대해 좋은 소리를 많이 들었다. 출연자 중 한 명인 점이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연아가 없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점에 대해서는 "많은 피겨 팬들과 관계자들이 김연아를 그리워한다. 하지만 김연아의 앞날은 그녀 스스로가 결정하는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피겨 여자 싱글 역사에 새로운 획을 그은 김연아와 현 챔피언인 코스트너가 함께 하는 점은 특별하다. 여자 싱글에서 볼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스케이팅을 관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쟁 대회에서 늘 만나왔던 코스트너에 대해 김연아는 "대회가 끝나면 갈라쇼를 하게 된다. 함께 군무를 연습하면 치열하게 경쟁했던 것을 잊게 된다. 코스트너는 처음으로 올댓스케이트 공연에 출연했는데 서로 좋은 추억을 만들었으면 한다"는 말을 남겼다.
[사진 = 김연아, 카롤리나 코스트너 (C)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