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수원, 강산 기자] 이변은 없었다. 차-포-마-상을 모두 떼고 경기를 치른 KEPCO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 짓기 위한 2%의 힘이 부족했다.
KEPCO는 27일 수원실내체육관서 열린 NH농협 2011~2012 프로배구 남자부 준플레이오프 2차전서 현대캐피탈에 세트스코어 1-3(19-25, 25-20, 20-25, 20-25)으로 패했다.
만약 전력 누수가 없었다면 KEPCO는 준플레이오프에서 2연패로 허무하게 무너지진 않았을 것이다. 정상 전력을 가동했던 1, 2라운드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2연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3라운드까지만 해도 KEPCO는 절대 무시할 수 없는 팀이었다. 안젤코-서재덕의 '좌우 쌍포'는 어느 팀에 견줘도 뒤지지 않았다. 또한 공수 모두에 능한 레프트, 좌우 날개와 센터를 오가며 팀 승리에 일조한 지난 시즌 신인왕, 오프시즌 내내 호흡을 맞춰온 주전 세터가 건재했다. 잠시였지만 단독 1위까지 올랐을 정도니 지난 몇 년간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었다.
하지만 지난 2월 7일 처음 불거진 프로배구 승부조작 사건은 KEPCO를 산산조각냈다. 이 사건으로 KEPCO는 시즌 내내 호흡을 맞춰 온 주전 세터 2명과 지난 시즌 신인왕, 공수 양면에 능한 레프트 자원까지 4명을 한꺼번에 잃었다. 이도 모자라 '수퍼 루키' 서재덕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특히 주전 세터의 이탈은 엄청난 타격이었다. 원포인트 서버로 주로 나서던 2년차 세터 김천재를 주전으로 낙점하고 경기에 임했지만 하루아침에 손발이 맞을 리 없었다. 특히 준플레이오프와 같은 큰 경기는 김천재에게 엄청난 부담이었다. 신춘삼 감독은 1차전 직후 "김천재가 이렇게 큰 경기를 감당하기엔 힘에 부쳤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27일 경기에서 KEPCO는 매 세트 중반까지 현대캐피탈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2세트 18-17의 살얼음판 리드 상황에서는 안젤코가 연속 4개의 오픈공격을 상대 코트에 꽂아넣으며 해결사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하지만 1, 3, 4세트서도 중반 이후까지 접전을 쳘치고 뒷심 부족으로 연속 실점한 것이 패배의 빌미가 됐다.
KEPCO의 첫 포스트시즌 체험은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의 유효기간만이 존재했다. 하지만 KEPCO는 그 기간 동안 최소한의 전력으로 최대한의 힘을 끌어내는 법을 익혔다. 향후 KEPCO의 행보가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사진=KEPCO 선수들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