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한국 여자 배구의 대들보' 김연경(24, 페네르바체 유니버셜)은 세계 무대를 호령했다. 전 세계의 쟁쟁한 선수들이 모두 모인 챔피언스리그를 그녀가 접수한 것이다.
김연경의 소속팀 페네르바체는 25일(이하 한국시각) 아제르바이잔 바쿠 헤이다알리에프컴플렉스서 열린 2011~2012 CEV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프랑스의 RC 칸느(이하 칸느)를 세트스코어 3-0(25-14, 25-22, 25-20)으로 완파, 대망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팀의 CEV 챔피언스리그 첫 우승이자 2009~2010시즌 준우승, 지난 시즌 3위의 아쉬움을 깨끗이 씻어내는 쾌거였다.
그 중심에는 김연경이 있었다. 그녀는 대회 4강전과 결승전이 열린 이번 주말 최고의 이슈메이커였다. 현지 중계진은 그녀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대회 MVP에 대해 논할 때는 'MVP is KIM, It has to be(MVP는 반드시 김연경이어야 한다)'라는 표현으로 김연경을 극찬했다.
또한 'Naz to Kim, Point Fenerbahce'라며 김연경의 '해결사 본능'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는 '세터 나즈가 김연경에게 토스를 올리면 팀의 득점으로 연결된다'는 뜻을 간단명료하게 표현한 것이다. 그녀의 존재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아니나 다를까, 김연경은 이날 경기에서 서브득점 3개와 블로킹 2개 포함 23득점 공격성공률 51%의 맹활약으로 팀의 우승을 견인했다. 전날 열린 4강전의 32득점 공격성공률 46%에 이은 최고의 활약이었다. 팀을 우승으로 이끈 김연경은 대회 MVP와 득점왕을 동시에 석권하며 세계 최고 선수의 반열에 올랐음을 알렸다.
굳이 따지자면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가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MVP와 득점왕을 동시 석권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그만큼 김연경의 활약은 대단했다. 챔피언스리그 뿐만 아니라 터키 아로마리그에서도 팀의 22전 전승 행진을 이끌었기에 그녀의 활약은 더욱 빛났다.
특히 세계 최고의 리그라고 평가받는 터키 리그의 1위 팀에서 최고의 선수로 자리잡았다는 것은 김연경의 가치가 얼마나 상승했는지 보여주는 예다. 챔피언스리그 득점왕과 MVP는 개인에게 최고의 영예다. 김연경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자웅을 겨루는 대회에서 당당히 한국을 알렸다. 실제로 현지 중계진은 중계방송 내내 김연경이 한국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올 시즌 국내 프로배구는 승부조작 여파로 한때 위기를 맞았다. 이 상황에서 김연경의 활약은 가뭄에 단비같은 존재다. 마치 1997년 IMF로 어려움을 겪던 시절 박찬호(당시 LA 다저스, 현 한화 이글스)로 인해 온 국민이 행복해했던 것을 생각하면 된다. 당시와 다른 점은 김연경의 활약이 덜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김연경의 챔피언스리그 정복은 한국 배구의 발전에도 긍정적인 요소다. 많은 이들이 V리그를 주목할 것이고 국가대항전에서 한국의 경기에 더욱 관심을 가질 것이다. 챔피언스리그 4강전과 결승전이 열린 24~25일은 국내 배구인들에게 잊지 못할 주말이 될 것이다.
[사진=대회 2관왕을 차지한 김연경,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는 김연경과 페네르바체 동료들 ⓒ CEV 공식 홈페이지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