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움츠렸던 겨울이 지나고 은은한 봄바람을 기대케 하는 3월이 코앞에 왔다. 서서히 부는 봄 냄새가 전국의 얼어붙은 한파를 녹이고 있는 가운데 저 멀리 박주영(아스널)은 최악의 한파와 따뜻한 봄의 갈림길에 섰다.
영국 매체 '메트로'는 21일(이하 한국시간) 보도를 통해 "아스널의 벵거 감독이 공격수 다수를 2군 경기에 출전시키기로 했다"며 박주영과 안드레이 아르샤빈, 마루앙 샤막 등을 꼽았다. 1군 공격수들을 2군 경기에 출전시켜 컨디션 체크를 해야 할 만큼 아스널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소식이다.
실제로 아스널은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간) 선덜랜드와의 FA컵 16강전에서 0-2로 패하며 우승 가능성이 있던 유일한 대회에서도 짐을 싸게 됐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UEFA 챔피언스리그도 8강 진출이 불가능하기에 사실상 7년째 무관이 유력해진 셈이다.
이 같은 부진에 현지에서는 16년간 아스널을 집권한 벵거 감독의 경질설이 나돌 만큼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이에 벵거 감독은 2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친 공격진부터 칼을 대기로 결정했다. 집중견제를 받는 로빈 판 페르시를 받쳐줄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라 판단한 것이다.
판 페르시의 빛나는 활약 뒤엔 후보 선수들의 출전시간이 부족하다는 그늘이 있었고 박주영도 지난 1월과 2월 통틀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10분 남짓 뛴 것이 전부인 상황이다. 따라서 벵거 감독은 후보 선수들의 경기력을 끌어올리려는 생각으로 2군 경기 출전을 명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
현지언론의 눈도 다르지 않다. 메트로는 보도를 통해 "박주영은 샤막과 함께 시즌 초반 칼링컵에 출전했지만 지금은 노리치 시티와의 2군 경기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며 "북런던 더비에 나서기 위해선 분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군 경기에서 활약에 따라 박주영이 다시 출전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뜻이다.
노리치전 출전을 명받으면서 박주영은 올 시즌 2군 경기에 세 번째 모습을 보이게 됐다. 박주영은 지난 1월 선덜랜드, 아스톤 빌라 2군을 상대로 2경기 연속 출전했다. 각각 90분과 45분을 소화하며 골은 기록하지 못했던 박주영은 이후 1군으로 돌아와 훈련했다.
이는 2군 경기 출전을 '2군 강등'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벵거 감독은 경기력 점검을 원했고 박주영은 오랜만에 온 출전 기회에서 실력을 보여주면 되는 것이다.
[사진 = 박주영 ⓒ 아스널코리아 제공, 저작권 아스널코리아]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