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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2004>> 이탈리아 vs 스웨덴

기사입력 2004.09.08 12:57 / 기사수정 2004.09.08 12:57

이찬주 기자
2004-06-19일에 다음커뮤니티 축구토론방에 올렸던 글입니다.


모처럼 이탈리아가 강팀의 면모를 보여준 경기였고, 스웨덴의 투혼이 빛났던 경기이기도 합니다.
덴마크가 불가리아를 2:0으로 꺾었기에, 이탈리아는 스웨덴을 꺾어 8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고 했었고, 스웨덴은 전력을 쏟아 이기는 방향보다는 비기는 방향으로 팀 운용을 했으리라 짐작됩니다.

뭐... 이탈리아 역시 스쿼드는 프랑스, 스페인, 잉글랜드 등과 어깨를 견줄만 합니다. 자국리그인 세리에 A의 명문클럽(AC밀란, 인터밀란, 유벤투스, AS로마 등)에서 이른바 잘나가는 선수들만 불러 모았습니다.
세리에 A... 수비가 강하고, 거친 리그입니다. 스피드와 압박은 빅리그의 기본이자 생명이라고 하면, 세리에 A 팀들은 대체로 수비가 강하며, 매우 거친 축구를 구사합니다. 이번 UEFA에서 매긴 유럽리그 순위에서도 당당히 1위를 차지할 만큼 좋은 리그입니다.
전 경기였던 덴마크와의 경기에서 무기력했던 이탈리아는 "이탈리아의 황태자"인 프랜시스코 토티(AS 로마)의 프로정신에 어긋나는(2002 월드컵에서도 그러더니...) 행위(덴마크 수비수 얼굴에 침 뱉고 가더군요)로 인해 이번 유로컵에서는 볼 수 없게 되었고, 토티의 부재를 카사노(AS 로마) - 비에리(인터밀란, 다음시즌부터 어쩌면 AC밀란, 유벤투스에서 뛸지도 모르겠네요) 투톱으로 진영을 꾸렸습니다.

이에 반해, 5-0이라는 대승을 해 여유가 있는 스웨덴은 불가리아전 멤버 그대로 나왔습니다. 스웨덴 역시 이탈리아라는 거대한 존재를 무시할 수 없기에, 아마도 제 생각에는 무승부에 촛점을 맞추고, 다음에 있을 덴마크전의 승리나 최악의 경우 무승부를 대비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전반전은 압도적으로 이탈리아가 우위를 선점했습니다.
델 피에로(유벤투스) - 카사노 - 비에리의 삼각편대가 고른 활약 속에 스웨덴을 압박하게 됩니다. 델 피에로의 중거리슛, 터닝슛... 비에리의 슛 등으로 스웨덴 골키퍼를 곤혹스럽게 합니다.
반면 스웨덴은 이렇다 할 찬스를 잡지 못한 채, 전반전에 가장 좋았던 찬스를 잡은 륭베리(아스날)도 두명의 상대 수비수에 맥없이 넘어지고 맙니다.
전반 37분경에 오른쪽을 침투하던 파누치(AS 로마)가 교묘하게 수비수를 따돌리고 크로스 올렸고, 동시에 스웨덴 수비진은 오프사이드 트랩을 썼지만, 카사노의 재치로 트랩을 깨고, 절묘한 헤딩슛을 날리고, 볼은 스웨덴의 골망을 흔들게 됩니다. 1:0 ...
그 이후에도 이탈리아는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수비에도 강력하게 빗장을 잠궈 스웨덴 공격을 봉쇄합니다.
또한, 파누치, 델 피에로, 카사노 등의 "아주리 군단"등은 여러차례 매서운 공격으로 스웨덴 진영을 공격했고, 쉴새없이 몰아치던 이탈리아의 공격은 전반 종료 휘슬과 동시에 끝나게 됩니다.

후반전의 초반에는 이탈리아가 여전히 주도권을 잡았지만, 중·후반에는 스웨덴이 기세를 잡았는데, 부진하던 A. 스벤손(사우스햄튼)이 교체아웃되고, 킹 칼스트롬(낭스-프랑스)이 투입되면서 스웨덴의 공격이 살아나기 시작합니다.
이 선수는 최근 스웨덴의 세대교체에서 A. 스벤손을 위협하는 신예이며, 자국에서도 기대하는 선수 중 하나입니다.
스웨덴 공격 부활의 신호는 륭베리가 시작했습니다. 센터써클 에어리어까지 빠르게 몰고 오던 볼은 륭베리에게 패스되었고, 달려들던 탄력으로 오른발 강슛을 날렸지만, 부폰(유벤투스)의 선방에 막힙니다.
두 팀의 대등한 접전 속에 시계는 후반전 종반으로 치닫고 있었습니다.
견고하게 닫혀 있던 카데나치오는 더욱 굳게 닫혔습니다.
후반 40분경. 스웨덴의 기적이 일어납니다.
철옹성 같던 이탈리아의 빗장수비가 열리게 되었습니다.
코너킥이었는지, 프리킥이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전날 술을 마셔서 약간 취기가 돌아서요 이해해 주세요), 크로싱 된 볼이 이탈리아 수비에서 혼전을 이루었고, 볼을 잡으려고 나온 부폰... 그러나, 그전에 쥴레탄 이브라히모비치(아약스)가 먼저 오른발로 골문으로 로빙슛처럼 포물선을 그리며, 이탈리아 선수 머리를 지나 골망을 뒤흔듭니다. 1:1...
기세가 오른 스웨덴은 한 5분여를 이탈리아 수비진을 헤집으며, 역전골을 넣지 못했고, 오히려, 인저리타임에 이탈리아 공격이 3분여를 스웨덴 수비를 괴롭히지만, 마지막 코너킥을 파누치가 회심의 헤딩슛을 날렸으나, 골대를 외면하고, 파누치는 그대로 얼굴을 감싸고 그라운드에 쭈그려 앉습니다.
종료 휘슬과 동시에 이탈리아에서는 다잡은 승리를 놓친 아쉬움에, 스웨덴은 지던 경기를 무승부로 이끈 환희에 대조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전 경기였던 덴마크 vs 불가리아전은 덴마크가 전반 종료 직전에 터진 욘달 토마슨(AC 밀란)의 골로 후반에는 엉성한 플레이로 일관하다가 - 아마도 다음 상대인 스웨덴을 염두해 둔 체력안배 및 부상예방 등 - 후반 47분경으로 기억되는데, 그롱카에르(첼시)의 쐐기골로 2:0으로 덴마크가 승리합니다.
C조는 덴마크와 스웨덴의 일전과 동시에 이탈리아가 불가리아를 몇 골 차이로 이기느냐에 따라 8강 진출팀이 가려지겠네요...

이탈리아 vs 스웨덴전은 스웨덴의 투혼이 엿보인 경기였고, 이탈리아는 시종일관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종료시간이 다 되어가면서 생긴 방심으로 인한 통한의 골로 다 잡은 고기를 놓치게 되었습니다.
한국대표팀도 두,세 수 아래의 팀을 만날 때, 방심하다가 골을 먹어 발목을 잡혔던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렇듯, 종료휘슬이 울릴 때까지는 "방심은 금물"입니다.


다음 편에...


이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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