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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그 경기' 박철우도 승부조작 몰랐다

기사입력 2012.02.13 07:17 / 기사수정 2012.02.13 10:53



[엑스포츠뉴스=천안, 강산 기자] 승부조작 파문으로 배구계가 어수선하다. 많은 배구인들은 "배구에 승부 조작이 있을 거라 생각도 못 했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프로배구 승부조작 파문이 처음으로 불거진 지난 8일, 전직 KEPCO 리베로였던 염모(30)씨는 2010년 2월 23일 천안유관순체육관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일부러 공을 받아내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다면 승부조작 파문이 불거진 경기를 치른 상대팀 선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현 삼성화재의 레프트이자 당시 현대캐피탈의 주전 공격수였던 박철우가 12일 천안유관순체육관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경기 후 인터뷰에서 당시를 회상했다.

박철우는 승부조작이 이뤄졌다고 밝혀진 경기에서 이상한 점이 감지됐느냐는 질문에 "그 경기(KEPCO전) 기록지를 다시 봤다"고 운을 뗀 뒤 "그날은 (하)경민(현 KEPCO)이 형이 블로킹 신기록(11개)을 세운 날이다. 그 경기에서 이상한 움직임을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 누군가 고의로 실수했을 줄은 몰랐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어 "선수들 입장에서는 경기 도중에 좀 더 잘 때리려다 보니 범실이 나오는 것이다"며 "블로킹에 막히도록 때려도 안 막힐때가 있고 그 반대일 때도 있다. 당시 경민이형이 블로킹 많이 잡고 싶다고 해서 잡은것도 아니다. 우리가 잘해서 KEPCO를 이긴것이지 상대가 일부러 졌다는 생각은 전혀 할 수 없었다"며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상대팀으로 경기를 펼쳤던 박철우도 승부조작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던 것이다. 배구에서의 승부조작은 누구도 예측하기 힘든 교묘한 수법으로 이뤄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전에 승부조작에 대한 소문이 돌았느냐는 질문에 박철우는 "전혀 없었다"며 "같이 뛰던 선수들도 몰랐다고 했을 정도다"고 밝혔다. 또한 "(브로커들이) 나에게는 전혀 접근한 적이 없다. 감독님이 계속 물어보시니까 괜히 한번 더 생각해보게 되더라. 물론 브로커들의 접근이 아예 없었던 선수도 많다"고 밝혔다.

박철우는 프로 원년부터 현대캐피탈, 삼성화재라는 강팀에서 뛰고 있다. 박철우의 팀 동료들에게는 유혹의 손길이 뻗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현재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고 알려진 선수들은 모두 플레이오프 진출이 힘들었던 KEPCO, 상무신협 소속 선수들이었다.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고 솔직히 털어놓은 현 삼성화재 소속의 A모 선수도 상무신협 시절에 이러한 일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브로커들은 상대적으로 약한 팀의 선수들을 표적으로 삼은 것을 알 수 있다. 

박철우는 이번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된 선수 중 당시 함께 뛰었던 A모 선수에 대한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박철우는 "참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 물론 (승부조작에)가담한 것은 잘못이다"며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도 의문이다. 마음이 아프고 팬들에게도 죄송하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어 박철우는 "우리는 더 좋은 모습, 열심히 하는 모습으로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선수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사명감을 느끼고 임할 것이다"고 선수들의 입장을 대변한 뒤 자리에서 일어섰다.

[사진=박철우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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