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덕중 기자]지난 해 프로축구에서 승부조작 사건이 발생한데 이어 프로배구에서도 같은 일이 터지면서 충격을 던지고 있다.
지난 2009~2010시즌 프로배구 V리그 경기에서 승부조작에 가담한 댓가로 돈을 챙긴 전직 배구선수 염모씨(30)가 구속됐다. 염모씨는 수비전문선수인 리베로로 활약했으며 지난 해 KEPCO에서 은퇴했다. 하위권 팀이고 실점과 직결되는 포지션의 선수라는 점에서 지난 해 프로축구 승부조작과 유사하다.
다른 점도 있다. 프로축구 승부조작이 합법적인 스포츠복표가 주였던 데 반해 배구는 그렇지 않다. 합법적인 스포츠복표에서 배구는 승부조작이 가장 어려운 종목으로 꼽힌다. 단순히 승패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세트스코어와 세트별 점수차를 모두 예측해야 한다. 최소 한 경기에서 최대 3경기를 대상으로 하는 게임이 있어 특정 선수 한 명이 승부조작을 하기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번에 터진 배구 승부조작 사건은 사설 불법도박으로 알려졌다. 전직 배구선수 염모씨와 함께 사설 불법도박 사이트 브로커 강모(29)씨가 함께 구속됐다. 사설 불법도박에선 게임 형태가 훨씬 다양하다. 합법적 스포츠 복표에는 없는 승패 예측게임은 물론이고 특정 선수의 서브 에이스 횟수, 속공 및 후위공격 등의 공격 형태에 대한 베팅도 가능하다. 단 한 명의 선수가 승부조작에 가담할 수 있으며 염모씨도 이에 동참한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청한 한 관계자는 "합법적인 스포츠복표에선 배구 승부조작이 가장 어렵다고 봐도 좋다. 대신 어려운 만큼 적중시 수입금은 상상을 초월한다. 합법적인 스포츠복표에서 승부조작을 했다면 축구 때와 마찬가지로 조직적인 움직임이 있었을 것이고 가담 선수도 훨씬 많았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사건은)사설 불법도박이라는데 그나마 다행이라고 봐야 할지 심정이 착잡하다"고 말했다.
김덕중 기자 djkim@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