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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오현 "실제로는 리베로가 가장 튀는 포지션" (인터뷰)

기사입력 2012.01.27 15:20 / 기사수정 2012.01.27 15:20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하지만 삼성화재가 강호로 군림하는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한 선수는 따로 있다. 바로 삼성화재의 수비를 도맡아 하는 '슈퍼 땅콩' 여오현이다.

V리그 출범 원년인 2005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수비의 척도로 꼽히는 리시브 부문 1위는 항상 석진욱과 팀 동료인 리베로 여오현의 몫이었다. 여오현은 2005~2007시즌까지 3년 연속 리시브 1위를 차지했다.

지난 시즌에도 '리시브 킹'은 여오현의 몫이었다. 이보다 더욱 빛나는 기록이 있다. 역대 통산 리시브와 디그 부문 1위는 모두 여오현의 차지다. 수비에 있어서는 국내 최고의 선수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여오현은 자타가 공인하는 '월드 리베로'의 반열에 올라섰다. 아무리 강한 스파이크라도 정확히 받아올려 팀의 득점기회를 만든다. 수비를 위해 종횡무진 코트를 누비는 그의 모습에 많은 이들은 감탄사를 연발할 수밖에 없다.

여오현의 활약이 없었다면 삼성화재가 강팀으로 군림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화려한 공격은 안정된 수비에서 시작된다. 즉 수비가 뒷받침될 때 효과적인 공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여오현의 가치는 실로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삼성화재 수비의 핵, 여오현을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삼성 트레이닝센터(STC)에서 만났다.

- 여오현 선수는 홍익대 시절 레프트 포지션으로 출발했다. 리베로로 자리를 굳히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리베로라는 제도가 생긴 것 자체로 나한테 너무 큰 행운이었다. 대학 졸업할 때 까지 그 제도가 없었다면 나를 배구계에서 볼 수 없었을 것이다(웃음)."

- 그렇다면 레프트 시절의 추억을 살려 공격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드는가?

"지금은 공격에 대한 욕심 전혀 없다. 힘들어서 점프도 안된다(웃음). 요즘은 수비 하나 하는 것 만으로도 정말 기분 좋다."

- 사실 여오현 선수의 특기인 리시브나 2단 연결과 같은 부분은 공격에 비해 덜 부각될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리베로는 '고독한 포지션'이라고 한다. 리베로 포지션의 매력이 있다면 무엇인가?

"사실 배구 팬들도 예전보다 보는 눈이 많이 좋아졌다. 사실 리베로가 가장 튀는 포지션이다. 팀에서 가장 키가 작은 선수고 또 다른 색깔의 옷을 입고 나오기 때문에 부각되는 것도 있다(웃음). 또 리베로는 시끄러울 필요가 있다. 수비의 중심이 되기도 하며 뒤에서 화이팅도 불어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지난 시즌 진욱이형 없을 때 정말 힘들었다. 지금은 수비의 반을 진욱이형, 반은 내가 한다. 리베로로써 어려운 수비를 성공시켰을 때, 그로 인해 공격수가 득점을 올렸을 때는 정말 리베로 포지션에 대해 긍지와 자부심을 느낀다."

- 예를 들면, 가빈이 득점에 성공했을때 여오현 선수가 가장 먼저 달려가서 세리머니를 하는 것을 말하는 것인가?

"그것이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점수가 나면 기분 좋다. 사실 굉장히 고마운 일이지 않나? 고마워서 그렇게 하는 것도 있고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함도 있다."

- 가빈에게 공격이 집중되는 현상 때문에 삼성화재가 '원맨팀'이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수비가 정확히 이뤄지지 않으면 가빈의 공격성공률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수비는 공격의 첫 단계라고 생각하는데, 여오현 선수의 생각은?

"사실 어떤 경기든 이기는 것이 목적이다. 우리 팀이 수비만 정말 잘 한다고 이길 수 있겠는가? 아니다. 공격 득점이 나와야 이길 수 있다. 그런 부분에서 공격력이 뛰어난 가빈을 보유한 것은 팀의 큰 장점이다.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우리가 이길 수 있는 경기는 모두 이겨야 한다. 그런 점에 있어 공격수가 편하게 때릴 수 있도록 리시브와 2단 연결을 해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 부분이 잘 이뤄지고 있는 점이 우리 팀의 장점이다."

- 2단 연결, 대한민국 대표팀은 국제대회에 나가면 2단 연결 때문에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 이 부분에 대해서 여오현 선수가 잘 알 것 같다. 예를 들면 브라질의 경우, 모든 선수들이 2단 연결 강점을 보인다. 어떻게 느꼈나?

"그런 부분이 잘 되기 때문에(브라질의) 성적이 잘 나오는 것이다. 공격만 잘해서 우승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브라질의 경우, 리베로가 세터나 마찬가지다. 세터를 하다가 리베로로 전향한 선수도 물론 있지만 그 정도로 짜임새가 대단하다는 것이다. 그 장신 선수들이 토스도 잘 한다는건 우선 기본기가 좋다는 것이다."

- 리베로는 비교적 생명력이 긴 포지션이다. 선수 생활은 언제까지 하고 싶은가?

"내가 몸이 되는 한 꾸준히 관리 잘해서 오랫동안 하고 싶다. 리베로는 부상 위험도 적은 편이고 체력적인 부분에서도 공격수보다 크게 힘든 점은 없다. 그런 부분이 오래 선수생활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아닌가 싶다."

- 그렇다면 '포스트 여오현'을 한 명 꼽아달라. 여오현 선수의 뒤를 이을 리베로는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올해 신인 부용찬(LIG손해보험)이 가장 떠오르고 있지 않나. 경기 중에 보면 순발력도 좋고 화이팅도 좋다. 앞으로 더 많이 좋아질 것 같다."

-실업 시절부터신치용 감독과 쭉 함께했다. 아직도 감독님이 말을 잘 안하신다고 들었다. 감독님에 대한 개인적인 느낌을 간단하게 표현한다면?

"사실 처음에는 '저렇게까지 운동을 시키나'라는 생각도 했다(웃음).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감독님은 정말 대단하신 분 같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누구를 편애하지 않고 구분이 확실하다.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 존경한다."

- 올 시즌 가장 큰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

"부상없이 시즌 잘 마무리해서 우승하는게 가장 큰 목표다. 간단하다."

- 팀 우승도 물론이지만 런던 올림픽에 가야 하지 않는가?

"(단호하게)이번에는 꼭 가야 한다. 국가대표 생활 10년 동안의 한이다. 두 번을 실패하는 바람에 올림픽 본선에 한번도 못 나갔다. 올림픽만 나가면 국제대회 다 나가는거다. 이번엔 꼭 가야한다"

[사진=여오현 ⓒ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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