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방송연예팀 이희연 기자] '천일의 약속'이 우리에게 낯설고도 뻔한 사랑 이야기를 미화시킨 채 종영했다.
지난 20일 SBS 월화드라마 <천일의 약속>(정을영 연출, 김수현 극본)가 시청률 19.8%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 전국기준)로 종
영했다.
드라마는 알츠하이머라는 불치병을 소재로 전개됐다. 낯선 불치병, 그리고 이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슬픈 사건들이 이 드라마를 새드엔딩으로 이끌었다.
수애는 30대에 알츠하이머에 걸린 똑부러지고 자존심 센 이서연 역을 연기했다. 병에 걸리기 전 이서연은 부모에게 버림받고 남동생과 고모의 보살핌 속에서 자라며 강한 생활력을 키웠다. 그는 출판사 팀장 자리에 올라 업무를 수행하며 똑부러지고 냉철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렇게 남들에게 자신의 아픔과 단점을 내보이기 싫어하는 이서연에게 알츠하이머라는 병은 어떻게 다가왔을까? 처음 이서연은 알츠하이머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러나 이내 심각해지는 사진의 병 상태를 보며 자조하기 시작했다. 결국, 그는, 자신을 놓아버리고 하고 싶은 것,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며 제멋대로 행동했다.
이런 그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불편함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이서연이 악착같이 살아오면서 흐트러진 모습을 내보이지 않기 위해 자신을 꽉 잡고 있었던 것과 연관있다. 이서연은 남에게 폐를 끼치는 걸 죽도록 싫어했던 만큼 스스로에게도 폐를 끼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을 너무 꽉 잡고 있다 스스로 힘이 풀려버린 것이다.
시청자들은 이러한 수애의 모습에 "수애 너무 불쌍하다"라며 병의 증세 중 하나로 여기기도 했지만, "왜 저렇게 제멋대로 하는 걸까"라며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드라마 후반부에서 수애는 초점 없는 눈빛과 무기력한 목소리로 치매 연기에 완벽 몰입했다.
김래원은 자신의 약혼녀와의 결혼을 깨고 이서연을 선택한 박지형 역을 연기했다. 역할 자체가 배신의 아이콘이라 그의 연기 자체를 안 좋게 보는 이들도 있었다. 그리고 약혼녀였던 정유미의 역할이 너무나 순애보 적이라 더욱 그랬다.
그는 자신 감정에 충실했고 이를 행동으로 보여줬다. 박지형은 자신이 사랑하는 이서연에게로 갔고 옆에서 그를 돌봐주며 매일 사랑한다고 속삭였다. 그는 말과 물질로만 사랑하는 요즘 세태에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보여줬다. 이로써 불륜으로 비칠 뻔했던 스토리가 사랑으로써 미화될 수 있던 것이다.
김수현 작가 특유의 일상적이지만은 않은 대사들은 "오글거린다", "치매 걸린 수애가 더 무섭게 보인다"라는 등의 부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이번 멜로물의 감정의 깊이를 더하고 몰입도를 높인 건 사실이다.
드라마 마지막 장면에서는 수애의 묘와 묘비를 그리며 그의 죽음을 암시하게끔 했다. 이는 아마 극심해진 치매 증세와 죽음까지도 미화시켜보려 했던 작가의 의도가 아니었나 싶다.
한편, '천일의 약속' 후속으로는 이범수, 정겨운, 정려원, 홍수현 등이 출연하는 '샐러리맨 초한지'가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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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수애, 김래원 ⓒ SBS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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