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서영원 기자] 2011 F1 종료와 함께 레이싱 팬들을 가장 흥분시키는 소식이 찾아왔다. 바로 아일톤 세나, 미하엘 슈마허와 함께 '전설'이라 불린 사나이 키미 라이코넨의 F-1 복귀 소식이다. 라이코넨은 2009년 페라리에서 은퇴이후 WRC(월드렐리챌린지)에 자신의 팀을 창단 후 참가하다 내년시즌 로터스-르노GP를 통해 전격 복귀를 결정하였다.
지난 아부다비 그랑프리 패독에 등장하며 윌리암스와 접촉을 하였던 라이코넨은 윌리암스 복귀설이 유력해 보이는듯 했다. 뿐만 아니라 레드불의 마크 웨버를 대신해 내년 시즌 스티어링을 잡을 것이라는 소문도 무성했다.
<사진설명: 라이코넨의 복귀를 알리는 기사>
라이코넨은 올 시즌 나스카 레이싱에서 달리며 F1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했었다. 그는 “WRC 혹은 나스카가 제 커리어에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F-1에 대한 그리움을 지울 수는 없습니다”라며 복귀 소감을 드러냈다. 많은 국내 팬들은 그의 복귀를 빗대 ‘박지성의 국가대표팀 복귀’와 같을 것이라며 매우 기뻐하는 모습이다.
핀란드 출신 라이코넨은 핀란드가 낳은 최고의 스포츠 스타다. 핀란드 인들은 노키아, 자일리툴과 더불어 라이코넨을 국가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인식하고 있다. 핀란드의 스포츠 매체들은 라이코넨의 복귀를 1면에 실으며 벌써부터 흥분상태임을 보여주고 있다. 일부 레이싱 팬들은 라이코넨으로 인해 응원하는 팀을 바꾸겠다고 할 정도로 인기를 체감시키고 있다. 세바스티안 페텔, 그리고 레드불이 독주하여 F-1의 이슈거리가 상당히 줄어든 상태에서 큰 영향력을 보일 라이코넨 그는 누구인가?
축구도시에서 태어난 라이코넨의 카트에서 F-1까지
1979년생으로 핀란드 하카(hakka) 지방이 고향이다. 이 지역은 전통적으로 축구 선수가 많이 배출되던 지역이었다. 리버풀, 그리고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뛰는 사미 히피아. 첼시에 잠시 몸을 담았던 미카엘 포르셀등 축구가 인기가 많은 지역이었다. 라이코넨 역시 축구와 아이스 하키를 병행하며 스포츠를 접했다. 그러던 도중 10살부터 카트를 접해 완전히 레이싱의 길로 들어섰다.
15살부터는 프랑스 남부 모나코 공국으로 이주하여 본격적으로 레이스 기량을 쌓기 시작했다. 산악지형에서 주로 훈련하던 라이코넨은 뛰어난 코너링을 바탕으로 18살의 나이로 북유럽 카트 대회인 노르딕 챔피언쉽, 유럽 슈퍼 A챔피언쉽(축구로 비유하면 유로파리그 수준)을 차례로 쓸어담으며 21살의 나이로 F-1 자우버 팀의 테스트 드라이버로 한시즌을 보내다 2001년 드디어 본격적으로 F-1 레이스에 참여하게 된다.
당시 어리고 가능성만 보여주고 있는 라이코넨에게 F-1라이센스 발급은 자우버의 회장 피터 자우버의 역할이 매우 지대하였으며 당시 FIA(국제 자동차 평의회)의 회장 맥스 모슬리는 남발의 의혹이 있다며 반발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라이코넨은 F-1에 뛰어들자마자 자신의 진가를 증명했다.
화려하고 간결한 주행 F-1 팬들을 매료시키다
라이코넨은 2001년 자우버 소속으로 첫 그랑프리부터 챔피언쉽 포인트를 따내며 가능성을 입증하기 시작했다. 데뷔 시즌부터 풀타임 총 9번의 포인트를 따내며 팀 동료인 닉 하이드필드와 함께 자우버 사상 최고 팀 순위인 4위를 돕는데 일조했다.
이듬해 맥라렌으로 이적한 라이코넨은 같은 핀란드 드라이버인 미카 하키넨을 보강하기 위해 영입되었다. 당시 맥라렌은 현재와는 다른 중하위권의 그저 그런 팀이었으며 세바스티안 페텔, 그리고 레드불의 독주 만큼이나 슈마허-페라리 천하였던 시기였기 때문에 큰 이슈가 되지는 못했다.
맥라렌은 메르세데스의 엔진을 받아 사용하였는데 잦은 엔진트러블과 머신과 일체가 되지 못하는 기술력임에도 라이코넨은 4번의 포디움과 24포인트를 획득하며 상상이상의 활약을 보여주었다. 2003년부터는 라이코넨의 본격적인 무대가 시작되었다. 그해 슈마허에 1포인트 뒤진 2위를 기록하였고 2004년은 다시 불거진 기술결함으로 6위를 기록했다.
2005년은 레이싱 팬들이 흥미롭게 기억하는 레이스가 나온 시즌이었다. 17번 그리드로 출발한 라이코넨이 만화같은 주행으로 3위로 골인한 것은 물론, 4번 그리드로 출발하여 12위까지 떨어진뒤 3위로 골인하는 기복이 심하지만 드라마틱한 레이스를 보여주었다. 많은 팬들은 당시 맥라렌의 기술결함(타이어 조합, 유압불량)이 없었다면 역사는 바뀌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2006년 역시 상위권을 줄곧 달리다 리타이어하는 사태가 발생하여 팬들의 안타까움을 줬다.
시즌 종료이후 은퇴하는 슈마허를 대신해 페라리에 입성하게 된 라이코넨은 슈마허 이후 가장 많은 돈을 받게 되는 드라이버가 되었다. 2007년 천재적인 드라이빙에 기술력까지 더해진 라이코넨은 거칠것이 없었다. 당시 개막전이던 호주 그랑프리에서 폴투윈은 물론 호주 그랑프리 최단시간 주파(패스티스트 랩)하며 트리플을 달성하며 전성기를 열게 됐다.
이후 전자장비, 충돌등 기술력 외적인 잦은 리타이어를 하던 라이코넨은 시즌 중반 당시 1위를 달리던 루이스 해밀턴과 26점이라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며 우승이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리타이어 경기를 제외한 전경기 포디움에 서는 저력을 발휘하고 있었기에 역전의 가능성은 있었다.
라이코넨은 새로 도입되는 서킷에서 특히 강한 모습을 보였는데 터키의 이스탄불 서킷, 벨기에의 스파 서킷, 애니메이션 신세기사이버포뮬러의 배경이 되고 하였던 후지 스피드웨이 서킷에서 연달아 우승을 차지하며 역전의 가능성을 높였다. 역전드라마는 현실이 되었고 최종전 브라질 그랑프리에서 이미 감이 떨어진 해밀턴 그리고 간발의 경쟁을 벌이던 페르난도 알론소를 제치고 1점차로 최종전에서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했다.
2008년과 2009년은 챔피언쉽 타이틀은 없지만 18전의 레이스중 10번의 최단 기록 시간을 수립하였으며 그중 현재까지도 7개의 기록이 깨지지 않고 있다. 기량의 감소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9년간의 활약을 마친 뒤 자신만의 팀을 가지고 싶다는 이유로 은퇴하여 WRC, 나스카 레이싱을 전전하였다. 라이코넨의 은퇴이후 페라리 역시 하향세를 걷기 시작했다. 레드불의 강력함도 있지만 페라리의 팬들은 그냥 ‘닥치고’ 질주하는 그의 모습을 그리워했다.
2012시즌 라이코넨 얼마나 할수 있을까?
복귀도 반갑지만 팬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사항이 과연 얼마나 할 수 있느냐 이다. F-1을 떠나 있었지만 레이스를 완전히 떠난 것이 아니기에 슈마허의 복귀 상황보단 좋다고 할수 있다.
ESPN F-1은 그의 복귀에서 머신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기량면에서는 5-6위 정도로 내다 봤다. 올 시즌 루이스 해밀턴 혹은 필리페 마사 수준의 순위가 예상되는 가운데 팬들과 전문가들은 르노의 머신 개발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올시즌 많은 팀들이 타이어 교체, DRS, KERS등의 문제로 머신으로 개발인한 트러블 발생이 있었는데 르노 역시 이에 해당됐다.
<사진설명: 코리아그랑프리에서 르노의 패독 입구 이젠 그가 함께할 팀이다.>
르노는 올시즌 4위 메르세데스에도 뒤쳐진 92점차 5위를 기록하며 많이 실패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2012시즌부터 바뀌는 규정과 머신과 타이어의 조화를 이루어야할 숙제들이 많다. 전문가들과 팬들의 예상은 순수 기량으로 본 예상 등수 일뿐 머신과 피트라는 추가적인 요소가 가세한다면 독일 될지 약이 될지는 내년시즌이 되봐야 알수 있다.
부상으로 인한 온전한 시즌을 보내지 못한 쿠비차를 대신할 것으로 예상되는 라이코넨이 복귀는 레드불, 페텔 소식으로 한가로운 한해를 보낸 레이싱 팬들에게 희소식으로 들려오고 있다. 왜 기쁘지 아니한가 슈마허, 라이코넨 같은 추억의 스타들과 페텔, 해밀턴 같은 신세대 스타들의 질주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을 기대해야한다.
서영원 기자 schneider190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