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부산, 김현희 기자] 부산고등학교 야구부와 경남고등학교 야구부와의 대결이 열린 부산 시작구장. 그곳에 ‘미래의 메이저리거’를 꿈꾸는 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시카고 컵스 산하 마이너리그 싱글A에서 활약 중인 정수민(21)과 텍사스 레인저스 산하 루키리그에서 뛰고 있는 안태경(21)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고교 3학년이던 2008년 부산고 마운드를 책임진 바 있다. 한 학교에서 두 명의 선수가 나란히 미국 진출을 선언한 것은 상당히 드문 일이었던 만큼 두 선수의 메이저리그 승격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들은 아직까지 ‘마이너리거’를 벗어나지 못했다. 가장 큰 문제는 부상. 안태경은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당한 부상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루키리그에서 미들 싱글A까지 진출했던 정수민 역시 ‘더블 A’ 승격 목전에서 부상을 당해야 했다. 그만큼 둘 모두 이번 시즌을 아쉬움 속에 끝내야 했다.
입고 있는 유니폼은 달랐지만, ‘메이저리거’가 되겠다는 열정만은 변함없었다. 특히 둘 모두 성공 가도를 달리기 위한 ‘제1의 목적’으로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와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 엔트리를 염두에 두고 있을 정도였다.
물론 아직 ‘태극마크’를 달기에는 그 경험과 역량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현직 메이저리거들 중 이 둘과 같은 경험을 거치지 않은 이는 없다. 이러한 선수들 가운데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나오는 것이고, 올스타도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동문선배’ 추신수(29)처럼 조기 결혼에 대한 견해를 물어봤다. 가정을 만들게 되면 자연스럽게 야구에 대해 더욱 절박해지고, 책임감이 커지기 때문이다. 둘 모두 “(아내가 될 사람이) 생기기만 하면 곧바로 하고 싶다”라는 목소리를 냈다. 이성친구가 생겨도 서로 바빠 만날 시간이 없었다는 뒷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안태경과 정수민은 소속은 비록 마이너리그일지라도 언젠가는 ‘메이저리그 인터리그’에서 맞대결하는 날이 오기를 기원한다. 그래서 이들을 ‘마이너리거’라 부르지 않고 ‘예비 메이저리거’라 부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사진=정수민(사진 좌)과 안태경(사진 우) (C) 엑스포츠뉴스 김현희 기자]
김현희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