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17:09
스포츠

가빈과 마틴, V리그에서 '괴물'이 된 이유

기사입력 2011.11.07 08:05 / 기사수정 2011.11.07 08:27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의 올 시즌 첫 맞대결에서 가빈 슈미트(25, 삼성화재)와 마틴 네메크(27, 대한항공)의 공격력이 불을 뿜었다. 지난 2시즌 동안 V리그 최고의 공격수에 오른 가빈은 39득점을 올렸다.

'새로운 괴물' 마틴 역시 44득점을 올리며 양 팀을 통틀어 최다득점을 기록했다. 두 선수는 마지막 5세트에서 팀 공격을 거의 홀로 책임졌다. 가빈이 득점을 올리면 곧바로 마틴이 응수하는 방식이었다.

승부는 고희진(31, 삼성화재)의 블로킹 1개와 서브에이스 1개가 결정지었다. 간발의 차로 삼성화재가 승리했지만 두 공격수의 엄청난 득점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가빈은 삼성화재에 입단하면서 배구 인생의 새로운 길을 열어나갔다. 캐나다 국가대표인 그는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친 공격수가 아니었다. 또한, 고등학교 때부터 뒤늦게 배구를 시작해 잔기술과 기교가 부족하다는 약점도 있었다.

하지만, 삼성화재의 시스템에 녹아들면서 V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성장했다. 가빈의 장점은 높이와 힘이다. 가빈의 타점을 충분히 살릴 수 있는 토스를 최태웅(35, 현대캐피탈)과 유광우(26, 삼성화재)는 꾸준히 올려줬다.

삼성화재는 높이와 힘을 갖춘 공격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현재 KEPCO45에서 뛰고 있는 안젤코 추크(28, KEPCO45)도 삼성화재에서 전성기를 보낸 선수다.



가빈은 캐나다에서 낮고 일직선으로 날아가는 토스를 때렸었다. 하지만, V리그에서는 타점을 살릴 수 있게 높이 올리는 볼을 처리하고 있다. 높고 정확한 토스에 익숙해진 가빈은 자신의 타점과 파워를 한껏 살릴 수 있었다. 안정된 리시브와 세터의 정확한 토스가 이루어지는 삼성화재의 시스템에 녹아들면서 '괴물' 공격수로 거듭났다.

6일 열린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도 5세트까지 자신의 높은 타점을 유지하는 강인한 체력을 보여줬다. 블로킹 위에서 내리 꽂히는 공격을 시도하는 가빈의 공격은 '알면서도 막지 못하는' 무기로 자리 잡았다.

슬로바키아 국가대표인 마틴도 처음 입단 때는 우려와 기대가 교차했다. 하지만, 경기시즌이 시작되면서 가빈에 버금갈 정도의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10~2011 시즌부터 리시브와 수비가 한층 발전했다.

팀의 살림꾼인 곽승석(23)과 리베로 최부식(33)이 팀의 리시브와 수비를 책임지고 있다. 수비의 향상은 주전 세터 한선수(26, 이상 대한항공)의 안정된 토스로 이어졌다. 특히, 한선수는 월드리그와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에 출전하면서 기량이 한층 성장했다. 외국인 선수의 과제는 이러한 팀에 제대로 적응하는 것이다.

가빈은 한국배구 적응에 성공하면서 삼성화재의 중심이 됐다. 마틴도 한국배구에 더욱 적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마틴은 "지금보다 2~3라운드에서 어떻게 변해있을 지를 기대 해봐도 좋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에서 활약한 헥터 소토(푸에르토리코)는 국내에 영입된 외국인 선수들 중, 가장 지명도가 높았다. 푸에르토리코의 '주포'이자 이탈리아 리그에서 활약한 경험이 있는 그는 세계적인 공격수였다.

하지만, 국내 배구 적응에 완전히 녹아들지 못하면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또한, 밀란 페피치(27, LIG손해보험)는 세터들의 도움을 받지 못해 위력적인 공격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가빈과 마틴은 모두 세계적인 공격수는 아니지만 안정된 세터의 지원을 받으면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또한, 한국배구에 녹아들면서 '괴물' 공격수로 자리 잡았다.



[사진 = 가빈 슈미트, 마틴 네메크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