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경남-수원전을 빛낸 신데렐라'
'신데렐라' 정윤성(23, 경남)은 불과 2개월전까지 수원의 2군 공격수였지만 지금은 경남의 공격을 이끄는 특급 골잡이로 발돋움했다. 지난 7월 말 경남 이적 이후 13경기에서 6골 3도움을 기록하여 경남 공격의 핵으로 떠올랐다. 수원에서 2시즌 반 동안 13경기 1골 1도움의 평범한 성적을 올렸던 것과 정반대다.
경남맨이 된 정윤성은 이미 여러 언론을 통해 "수원전에서 실력을 발휘하겠다"며 친정팀 수원을 상대로 자신의 달라진 위상을 심으려 했다. 수원전을 앞둔 그의 자신감 넘치는 의욕은 최고의 활약으로 이어졌다. 10일 저녁 7시 양산 종합 운동장에서 벌어진 수원전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풀타임 출전하여 여러차례 수원 진영을 휘젓는 인상깊은 활약을 펼쳤다.
정윤성은 수원을 상대로 골을 뽑지 못했지만 까보레와 뽀뽀의 결장으로 경남 공격을 도맡아 팀의 파상 공세를 이끌었다. 전반 9분 아크 오른쪽에서 강력한 오른발 논스톱슛을 날리자 경남 선수들이 이에 탄력을 받아 정윤성에게 활발히 공을 연결했다. 동료 선수들의 도움을 받은 정윤성은 전반 18분과 19분에 슈팅을 날리며 수원 진영을 위협했고 경남은 정윤성의 활약에 힘입어 전반 20분까지 슈팅 수에서 4-1로 수원을 압도했다.
그의 진가가 드러난 것은 전반 30분. 아크 오른쪽에서 기습적인 오른발 발리슛을 날린 공이 수원 골문 안쪽을 향해 날아갔다. 이운재가 다이빙 펀칭으로 간신히 선방할 정도로 위력이 컸다. 정윤성은 골이 불발된 것에 아쉬움을 삼켰지만 골을 넣기 위해 수원 진영쪽으로 부지런히 전진하는 왕성한 활동량을 발휘했다.
후반전에는 골 보다는 역습을 통한 공격 연결에 치중을 두었다. 후반 15분 수원 진영 왼쪽에서 드리블 돌파 후 공오균에게 슈팅 기회를 연결했고 24분에는 아크 정면에서 감각적인 스루패스로 공오균-남영훈으로 이어지는 파상 공격을 펼쳤다. 골을 터뜨리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지만 개인보다는 팀의 승리를 위해 그라운드를 휘저으며 제 몫을 다했다.
정윤성은 경기 종료 후 "후회없는 경기를 펼쳤다"며 친정팀 수원에 실력 발휘하겠다던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자신은 더 이상 수원 2군 공격수 출신이 아닌 경남의 특급 공격수임을 친정팀 수원전에서 과시했다.
정윤성은 지난 2000년 16세 대회 브루니아전에서 혼자 9골을 터뜨리며 '괴물 골잡이'로 주목받았던 유망주였다. 2003년 수원 입단 이후 부상과 슬럼프로 고전했지만 지난 7월 말 경남 이적으로 후반기 득점 3위(6골, 국내 선수 1위)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다. 경남에서 축구 인생의 화려한 꽃을 피우고 있는 그에게 있어 K리그와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골잡이로 성장할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사진=정윤성 (C) 엑스포츠뉴스 서상규 기자]
이상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