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천안, 김지수 기자) 5년 연속 챔피언 결정전 정상 정복을 노리는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이 첫 경기 패배에도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충분히 승산이 있는 싸움이라는 입장이다.
대한항공은 2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1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1-3(20-25 26-24 22-25 23-25)으로 졌다.
토미 감독은 경기 종료 후 공식 인터뷰에서 "먼저 현대캐피탈에게 (1차전 승리를) 축하한다는 말을 건네고 싶다"며 "분명 우리에게는 기회가 있었지만 잡지 못했다. 3세트에서 미끄러졌다"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1세트에서 현대캐피탈 주포 레오와 토종 에이스 허수봉 봉쇄에 어려움을 겪었다. 범실까지 속출하면서 기선을 뺏기고 출발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2세트에서 저력을 발휘했다. 외국인 선수 러셀이 2세트에만 8득점, 공격 점유율 46.43%, 공격 성공률 61.54%, 공격 효율 53.85%의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주면서 게임 흐름을 바꿔놨다.
러셀은 특히 2세트 24-24 듀스 승부에서 연속 득점에 성공, 대한항공이 세트 스코어 1-1로 균형을 맞추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줬다.
대한항공은 기세를 몰아 3세트까지 삼키려고 했다. 그러나 20-16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동점을 허용한 뒤 22-25로 3세트를 현대캐피탈에게 뺏기면서 무너졌다.
대한항공은 4세트에도 21-19로 앞서가던 가운데 현대캐피탈의 공세를 막아내지 못했다. 3세트와 똑같이 동점 허용, 역전까지 내주면서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토미 감독은 일단 1차전 패배에도 밝은 얼굴 표정을 유지했다. 정규리그에서 현대캐피탈에게 1승 5패로 절대 열세였지만 이날 게임에서 만큼은 대등하게 싸웠던 부분을 만족스러워 했다.
토미 감독은 "경기를 리드하다가 역전당해서 지면 기분이 나쁘지만 그래도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면 현대캐피탈을 끝까지 밀어붙였다"며 "팀 분위기도 좋다. 챔피언 결정전다운 경기였다. 포기하지 않고 다음 2차전을 잘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토미 감독은 대한항공의 '위닝 멘탈리티'를 믿고 있다. 2020-2021 시즌을 시작으로 2023-2024 시즌까지 4년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한 점보스의 저력이 이번 챔피언 결정전에서 발휘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유지 중이다.
토미 감독은 그러면서 2017-2018 시즌에도 대한항공이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친 뒤 플레이오프, 챔피언 결정전을 모두 승리하면서 우승에 성공했단 역사를 언급했다.
대한항공은 박기원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2017-2018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삼성화재를 2승 1패, 챔피언 결정전에서 현대캐피탈을 3승 1패로 꺾고 구단 역사상 첫 번째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현재까지는 7년 전과 패턴이 똑같다. 대한항공은 올 시즌 KB손해보험과 플레이오프 1차전 패배 후 2, 3차전을 내리 따내고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2017-2018 시즌에도 삼성화재에게 1차전을 패했지만 2, 3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2017-2018 시즌 챔피언 결정전도 1차전을 현대캐패탈에 내줬지만 이후 내리 3연승을 질주했다. 토미 감독은 이 역사가 다시 쓰여지길 희망하고 있다.
토미 감독은 "7년 전에도 이 패턴이었다. 그때처럼 우승하겠다"라며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 현재 경기력을 잘 유지한다면 마지막에 분명히 웃을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천안,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