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김민재가 돌아왔다.
'괴물 수비수'는 회복력 조차도 괴물 다웠다. 아킬레스 건을 다쳐 A매치 브레이크도 거르고 휴힉과 재활에 돌입한 김민재가 예상보다 빨리 훈련장에 복귀했다. 옅은 미소까지 지으면서 '한국산 철기둥'의 부활을 알렸다.
마침 바이에른 뮌헨 관련 아랍어 매체에선 김민재가 내달 9일 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인터 밀란(이탈리아)과의 홈 경기에 정상 출격할 것으로 예측하고 나서 시선을 모았다.
김민재는 인터 밀란전 복귀를 목표로 하고는 있었으나 언제 돌아올지는 불확실한 상태였다. 그가 대표팀을 거르면서 재활에 돌입할 때만 해도 독일 유력매체 '빌트'는 "김민재가 언제 돌아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예상보다 재활이 길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일단 훈련장에 돌아온 모습이 포착됐기 때문에 부상 회복이 생각보다는 빠르게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당장 25일 오후 8시 요르단과 2026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8차전을 치르는 홍명보호 입장에선 건강한 김민재를 보면서 아쉬움을 클 수 있지만 6월 A매치 2연전 활용을 고려하면 좋은 소식으로 볼 수 있다.
뮌헨은 25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1군 훈련 사진을 공개했다. 이 중에 김민재믜 모습도 포함됐다.
뮌헨은 현재 A매치 브레이크를 맞아 상당수의 선수들이 각국 대표팀에 합류한 상태다. 독일, 프랑스, 잉글랜드, 오스트리아, 일본, 캐나다 등 선수들이 전세계로 흩어져 월드컵 예선 혹은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를 치르고 있다.
하지만 김민재처럼 남은 선수들도 있다. 이미 독일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리빙 레전드' 토마스 뮐러와 포르투갈 대표팀에서 탈락한 하파엘 게헤이루 등이 해당 선수들이다.
특히 뮌헨은 A매치 브레이크가 끝나고 곧장 분데스리가 경기를 펼치기 때문에 대표팀에 가지 않고 남은 선수들의 빠른 컨디션 관리가 필요하다. 뮌헨은 현지시간으로 금요일, 한국시간으론 토요일인 오는 29일 새벽에 장크트 파울리와 2024-2025 독일분데스리가 27라운드 홈경기를 벌인다.
김민재의 결장 소식은 지난 14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인근 구단 훈련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알려졌다. 뮌헨은 15일 우니온 베를린과의 2024-2025 독일 분데스리가 원정 경기에서 1-1로 비겼는데 경기 하루 전 사전 기자회견을 통해 김민재의 아킬레스건 부상에 따른 재활 치료 소식이 알려졌다.
뮌헨을 이끄는 뱅상 콤파니 감독은 회견 도중 선수단 몸 상태에 대한 질문을 받자 서슴 없이 김민재를 먼저 얘기했다.
콤파니 감독은 "김민재가 부상을 입었다. 너무 오래가지 않길 바라지만 일단 복귀하는데 몇 주 걸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민재는 아킬레스건에 문제가 있다. 이미 알려진 얘기다"며 "언젠가 다시 뛸 수 있길 바란다. 지금 이미 너무 많이 뛰었기 때문에 앞으로 무리하지 말아야 한다. 걱정스런 정도가 아니길 빈다"고 했다.
콤파니 감독 발언 직후 바이에른 뮌헨 홈페이지도 김민재의 부상을 공식화하며 한국 대표팀 소집이 불가능하다고 알렸다.
"뮌헨은 당분간 김민재를 활용할 수 없다"고 밝힌 뒤 "금요일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콤파니 감독이 김민재의 아킬레스건 부상을 확인했고 '그가 너무 오래 재활하지 않기를 바란다. 몇 주 갖고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그리고는 "이런 이유로 김민재는 다음 주에 열리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월드컵 예선에 참가하는 것을 취소해야 했다"고 밝혔다.
대한축구협회도 몇 시간 뒤 김민재의 3월 A매치 소집 명단 제외를 알렸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선수단 소집 뒤 첫 기자회견에서 "김민재는 아시다시피 뮌헨도 마찬가지고 우리 팀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선수"라며 "조금 아쉬웠던 점은 뮌헨에서 선수 예방 차원에서 보호하지 않다보니 결과적으로 우리가 중요한 경기에 핵심 선수를 빼고 경기를 나가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했다.
이어 "김민재에 대한 부상 위험 신호는 지난해부터 계속 시그널이 있었다. 우리는 그걸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고, 지금 중요한 경기라고 해서 김민재를 지금 팀에 넣어서 경기를 하는 것은 우리 팀의 선수 보호 차원에서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과감하게 배려해서 휴식을 줬다"고 이번 기회에 김민재에게 쉴 시간을 줬다고 설명했다.
독일 언론은 콤파니 감독 발표 직후만 해도 김민재가 인터 밀란과 홈 경기를 목표로 재활에 돌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뮌헨은 8일부터 일주일 사이 12일 라이벌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분데스리가 경기, 그리고 17일 인터 밀란과의 2차전 원정 경기 등 만만치 않은 경기를 3차례나 치른다. 뮌헨의 올시즌 농사를 결정하는 중요한 한 판인데 일단 김민재가 훈련장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수비진 공백 걱정을 다소 덜 수 있기 됐다.
'빌트'는 지난 16일 '바이에른에 대한 나쁜 소식'이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김민재는 뮌헨의 핵심 선수로, 이번 시즌 37경기를 뛰었다. 5개월간 아킬레스건이 아픈데도 이를 악물고 버텼다"며 "김민재가 얼마나 자리를 비울지는 아직 모른다. 불확실하다. 수술은 받지 않겠지만 염증은 제거돼야 하고 김민재의 휴식도 필요하다"고 알렸다.
심할 경우 김민재의 시즌 아웃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점쳤는데 '최악의 경우'는 면하게 됐다.
김민재가 훈련장에 복귀한 뒤 뮌헨 아랍어 매체인 'FC바이에른2'는 "김민재의 인터 밀란전 출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아킬레스건은 발뒤꿈치에 붙어있는 힘줄을 말한다. 현재 김민재는 왼쪽 아킬레스건 염증 증세를 보이고 있는데 더 심해져서 파열 등의 큰 부상을 당하면 이번 시즌을 접는 것은 물론이고, 다음 시즌 전반기까지 날릴 수 있어 뮌헨도 김민재를 최대한 조심스럽게 활용했다.
김민재는 시즌 전반기엔 진통제까지 투여하면서 전 경기를 뛰었으나 후반기엔 1월 호펜하임과의 리그 경기, 2월 셀틱과의 챔피언스리그 16강 플레이오프 1차전을 거르기도 했다.
A매치 브레이크 휴식 역시 김민재의 아킬레스건 부상을 치료하고 심화를 막기 위한 조치였는데 일단 빠른 회복을 통해 4월 초 복귀가 가능하게 됐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바이에른 뮌헨 / 중계화면 /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