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대한민국 축구가 베트남. 중국에게 연달아 덜미를 잡혔다. 아시아 최강이라고 할 만한 경기력이 더이상 아니었다.
임시 체제로 1년 가까이 이어지는 연령별 대표팀을 방치하면서 빚어진 결과다.
이창현 임시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U-22 대표팀이 지난 23일(한국시간) 중국 장쑤성 옌청시에서 열린 중국과의 중국축구협회(CFA) 초청 4개국 친선대회 2차전에서 0-1로 패했다.
이번 대회에 U22 대표팀은 정식 감독이 선임되지 않아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이창현, 조세권, 김대환)들이 임시로 팀을 이끌어 소집했다. K리그 선수들로 구성된 이번 대표팀은 베트남과 중국에게 연달아 승리하지 못해 오는 9월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출전을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앞서 1차전에서 동남아시아팀인 베트남에게 1-1로 비긴 한국은 중국에게 한 골도 뽑아내지 못해 굴욕을 당했다.
한국이 중국에게 해당 연령별 대표팀에게 패한 것은 지난 2023년 황선홍 감독이 이끌던 당시 친선 경기에서 당한 0-1 패배 이후 2년 만이다. 그 이전 패배가 2012년 중국 원정 친선경기 1-2 패배인 점을 감안하면 중국에게 패하는 주기가 짧아졌다.
해당 연령별 대표팀의 중국과의 상대전적은 19전 13승 3무 3패로 절대 우위에 있다. 이날 한국은 문현호 골키퍼를 비롯해 박창우, 이현용, 최예훈, 이원우가 수비를 구성했다. 중원은 한종무, 이승원, 강상윤, 조영광이 맡았다. 최전방에는 김우빈과 정재상이 출격했다.
경기는 시종일관 중국의 공세로 이어졌다. 전반 1분 만에 중국이 프리킥 기회를 얻었다. 상대 첸제스의 날카로운 프리킥이 골포스르를 강하게 맞고 나와 위기를 넘겼다.
전반 3분에는 왼쪽에서 상대에게 드리블 돌파를 허용했다. 류샤오롱의 낮은 크로스가 흘렀지만, 수비가 클리어링에 성공했다.
전반 6분에는 리젠콴이 드리블 돌파 이후 수비 3명을 앞에 두고 오른발 슈팅까지 시도했지만, 살짝 빗나갔다. 12분에는 한종무의 패스미스로 위기를 자초했다. 15분도 문현호의 패스미스 이후 중거리 슈팅을 허용했지만, 문현호가 다시 막아내 위기를 넘겼다.
전반 20분 다시 패스미스로 위기를 자초한 한국은 상대 중러기 슈팅을 문현호가 몸을 던져 막아내 위기를 넘겼다.
한국은 전반 38분 코너킥 상황에서 이현용의 헤더로 첫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후반에도 패스미스로 위기를 내줬다. 후반 2분 상대 시아오양의 중거리 슈팅이 나왔는데 문현호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다.
한국은 후반 16분 교체돼 들어온 최우진이 왼쪽에서 중앙으로 들어오며 오른발 슈팅을 시도해 분위기를 전환했다.
1분 뒤에는 강상윤의 패스를 받은 최우진이 박스 안에 김주찬에게 내줬고 각이 좁았지만, 직접 유효슈팅까지 기록해 중국을 위협했다.
하지만 중국이 기세를 올리기 시작했다. 후반 25분 왼쪽 침투 성공 후 낮은 크로스가 왔고 시안 왕의 왼발 슈팅이 살짝 빗나가 가슴을 쓸어내렸다.
결국 후반 41분 코너킥 상황에서 상대 에이시카오의 헤더가 크로스바를 때린 뒤, 리오하오 판이 세컨 볼을 오른발로 밀어 넣어 득점에 성공했다. 수비 집중력이 떨어진 것이 화근이 됐다.
실점 후 한국은 반격을 노렸지만, 쉽지 않았다. 추가 시간 48분 김주찬이 이준규와 원투패스 후 박스 안 침투에 성공했다. 강력한 오른발 슈팅이 나왔지만, 옆 그물을 흔들며 아쉬움을 남겼다.
마지막 세트피스 후 기회에서 최석현의 슈팅도 높이 뜨고 말았다. 결국 중국의 승리로 끝났다.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경기 후 이창현 임시 감독은 "중국이 승리한 이유는 전체적으로 잘 준비했기 때문"이라면서도 "여태껏 중국에서 많은 대회에 참가했다. 매번 심판이 편파적으로 휘슬을 불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라고 심판 판정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아직 정식 감독이 없는 한국의 현실이 중국보다 준비가 부족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해당 연령별 대표팀은 황 감독이 40년 만의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 후 사퇴한 뒤 정식 감독이 1년째 공석이다.
지난해 6월 프랑스 툴롱에서 열린 '툴롱컵'의 새 명칭 '모리스 레벨로 친선대회'에서도 한국은 정식 감독 대신 K리그 선수들과 대학 선수들이 중심이 된 것을 고려해 최재영 선문대 감독을 임시 감독으로 선임해 참가했다.
오는 2026 나고야-아이치 아시안게임에서 대회 4연패에 도전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정식 감독 선임 없이 미봉책만 이어진다면, 중국과 베트남에게 고전한다면, 선배들이 쌓아왔던 기록마저 무너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중국 축구협회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