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용환주 기자) 수많은 꿈을 현실로 만든 레전드가 또 하나의 '불가능'에 도전한다. 그 목표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서 은퇴다.
스페인 축구 관련 소식을 다루는 '풋볼 에스파냐'는 23일(한국시간) "레알 마드리드의 스타 선수 루카 모드리치는 40번째 생일이 지나도 클럽에서 계속 뛰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며 "그는 이미 이번 시즌에 최고령 출장 기록과 득점 기록을 경신했지만, 그는 2025-2026시즌에 더 많은 걸 갈구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도 같은 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모드리치가 '재계약을 서두를 것은 없다. 우리는 지금 많은 일정으로 바쁘다.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며 '내 꿈은 레알에서 은퇴하는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외신을 인용해서 설명했다.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이다.
축구 팬들 사이에서 레알에서 은퇴는 정말 어렵다고 판단한다. 기본적으로 은퇴는 언제든지 가능하다. 모드리치가 당장 내일 은퇴를 선언해도 레알에서 은퇴를 한 선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레알이라는 최고이 구단에서 뛰는 현역 선수들은 그 실력은 세계 정상급이다. 은퇴하기엔 받는 대우와 실력이 은퇴를 외칠 수준이 절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현역 생활을 이어간다.
레알은 냉정한 구단이다.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팀의 미래에 필수적인 선수가 아니면 가차없이 매각한다. 최근 대표적인 예시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다.
호날두는 지난 2018년 레알을 떠나 유벤투스(이탈리아)로 이적했다. 호날두는 레알 역사상 최다 득점자다. 또 이적 직전까지 레알에서 9년이나 뛰면서 수많은 역사를 만들었다. 그리고 레알은 호날두와 이별했다.
다른 선수도 마찬가지다. 레알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골키퍼로 불리는 이케르 카시야스(스페인) 조차 못했다. 그는 레알의 유소년으로 시작해 지난 2015년까지 무려 25년이나 레알에서 뛰었다. 레알의 영원한 캡틴 라울 곤잘레스(스페인) 또한 18년이나 있었지만, 결국 은퇴는 다른 구단에서 했다.
최근 레알에서 은퇴한 선수가 있다. 모드리치와 함께 레알 중원을 책임졌던 토니 크로스(독일)다. 그는 지난해 5월 21일 레알과 계약 만료됐고 동시에 현역 은퇴를 발표했다.
크로스 전에 레알에서 마지막 은퇴는 프랑스의 레전드 지네딘 지단이다.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준우승으로 마치면서 은퇴했다. 그 전에도 레알 은퇴 선수는 있었다. 리버풀 '이스타불의 기적' 주역 골키퍼 예지 두덱, 루베 데라레드가 있었다. 그러나 두덱은 5경기도 못 뛰고 은퇴했으며 데라레드는 심장 문제로 은퇴를 선택한 사례다.
지단 은퇴 기준으로 무려 18년 만에 크로스가 레알에서 은퇴했다. 오랜 기간이 걸린 만큼 레알에서 다른 문제 없이 자신의 의지로 은퇴를 선택하는 경우는 극소수다. 모드리치가 이 꿈을 목표로 잡았다.
모드리치 1985년생 크로아티아 국적의 미드필더다. 1991년 크로아티아 독립 전쟁 당시 발생했던 전쟁 난민 출신이었다는 사실은 지금도 많은 축구 팬들을 놀라게 한다.
모드리치는 지난 2012년 여름 토트넘 홋스퍼에 3500만 유로(약 555억원)의 이적료를 남기고 레알로 떠난 모드리치는 이후 지금까지 레알에서만 579경기에 출전해 43득점-93도움을 기록 중이다.
과거 2012년부터 지금까지 약 13년 동안 레알에서 선수로 활약 중인 전설이자 최고참 선수 중 한 명이다. 또 현재 선수단 주장이다.
지난 2018년엔 크로아티아를 월드컵 준우승으로 이끌면서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를 제치고 축구 선수가 받을 수 있는 최고의 명예로 불리는 발롱도르를 수상했다. 현재 레알 선수 중 유일한 발롱도르 위너다.
그동안 들어 올린 우승컵만 나열해도 입이 아플 정도다. 라리가 우승 4회,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우승 5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6회를 비롯해 레알 마드리드에서 수많은 우승을 차지한 모드리치는 그야말로 레알 마드리드의 전설이자 구단의 2010년대 황금기를 대표하는 산증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모드리치가 레알과 계약 종료가 다가온다. 그는 지난해 7월 17일 구단과 1년 계약을 연장했다. 다가오는 6월 30일 계약이 끝난다. 과연 모드리치는 구단과 계약을 연장할 수 있을지 아니면 크로스처럼 은퇴를 선택할지 축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다.
사진=BRFOOTBALL / 연합뉴스
용환주 기자 dndhkr159@xportsnews.com